[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간 저작권료 분쟁의 결론이 이달 중 결정된다.
저작권료 4배 인상을 요구하는 한음저협에 맞서 OTT업계는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단 입장이다. 한음저협은 매출의 2.5%, OTT 측은 기존대로 0.625%를 주장한다.
갈등 조정의 열쇠를 쥔 정부는 사실상 어느 한편을 들기보다 적정선에서 중간 지점을 찾겠다는 심산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선 그러나 명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 중재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작권 관련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이달 안으로 OTT에 대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한음저협은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내놓고, OTT 서비스에 대해 매출의 2.5%를 저작권료로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OTT 업계는 현행 징수 규정상 방송물재전송서비스 요율인 0.625%가 적절하다고 보는 상황이다.
문제의 개정안은 문체부 장관 승인을 받는 대로 효력이 생긴다. 앞서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이하 음산발위)는 한음저협 등 권리자 측과 OTT 등 이용자 측의 의견을 각각 수렴해 지난달 26일 문체부에 의견서로 제출했다. 이어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저작권위)가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음산발위의 의견서와 저작권위의 심의결과를 토대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관련해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3일 이태현 웨이브 대표와 박태훈 왓챠 대표, 조대현 티빙 본부장 등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저작권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현재 웨이브·티빙·왓챠 등은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음대협)’를 꾸려 대응 중이다.
이날 OTT 측은 ‘OTT영상서비스의 음악저작권 적정요율에 관한 연구’ 보고서(김경숙 상명대 지적재산권학과 교수 저)를 전달하고, 명확한 저작권 요율 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모았다. 박양우 장관은 현재 저작권위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을 들어 “양측이 생각하는 바가 다른 만큼 조화롭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산발위 또한 의견서에서 어느 한쪽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각각 주장하는 요율의 중간선인 1.25% 안팎을 제시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도 양측에 “어느 수준까지 합의할 수 있겠냐”고 의사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OTT업계는 정부가 외산 OTT 대비 극히 열세인 국내 OTT 시장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기계적 중립’만 취하는 모양새라고 우려하고 있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꼭 0.625%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적정한 요율이 필요하다면 제대로 연구해서 다시 산정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런데 ‘얼마까지 가능하냐’고 흥정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음저협도 물러서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음저협은 자체 파악한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권고안과 해외 사례를 들어 징수율은 2% 이상, 특히 넷플릭스 등 이미 계약을 맺은 선례에 비춰볼 때 2.5%가 돼야 한다는 보고 있다.
OTT업계는 그러나 글로벌 대형 OTT인 넷플릭스의 경우를 국내 OTT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호소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같은 재전송 서비스인데도 지상파, 유료방송, OTT에 대한 저작권 요율이 다 다르고 특히 OTT만 지나치게 높다”며 “똑같은 음악인데 플랫폼마다 요율이 제각각인 것은 불합리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