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자급제 확대와 함께 알뜰폰시장에 볕이 들었다. 9월 번호이동시장에서 알뜰폰은 1만명 이상 순증을 끌어냈다. 4개월 연속 나홀로 순증 속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9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41만8682건으로, 전달보다 2만6711건 줄었다. 번호이동시장은 축소됐으나, 알뜰폰은 통신3사로부터 1만2433명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전달에는 9909명 가입자 순증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한달만에 경신했다.
이는 자급제 단말 확대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5G 단말이라도 자급제로 구매할 경우, LTE 요금제에 신규 가입할 수 있도록 공식 허용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출시 후 자급제 물량이 10% 중반대까지 확대됐는데, 이 중 일부가 알뜰폰으로 유입되면서 번호이동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한, 쿠팡‧11번가를 비롯해 각종 오픈마켓 플랫폼이 자급제 단말과 유심을 판매하면서 소비자 구매 채널도 다양화됐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각종 제휴 요금제를 비롯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세분화를 통해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0 출시 후 알뜰폰 유심 판매량이 늘었다”며 “자급제 5G 단말에 LTE 유심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픈마켓에서 자급제 단말과 유심을 함께 판매하는 곳들이 많아져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아이폰12가 공개되는 만큼 기대감은 계속된다”며 “아이폰은 자급제 수요가 원래 높은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번호이동시장에서 통신3사는 가입자 순감 추세다. SK텔레콤 출혈이 가장 크다. SK텔레콤은 총 6961명 순감했다. KT는 3641명, LG유플러스는 1831명 가입자를 뺏겼다. 특수 채널을 통한 일부 불법보조금은 남아있지만, 과거처럼 뺏고 뺏는 가입자 출혈 경쟁은 지양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알뜰폰 가입자 성장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가입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KT망을 사용하는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것과 상반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후불요금제 알뜰폰 가입자 수는 91만1202명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90만명을 돌파했다. 선불요금제의 경우, 5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 통제, 언택트 풍조로 자급제 단말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알뜰폰 가입자 시장이 지속 확대되는 동향”이라며 “그 결과 LG유플러스망을 활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