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6월 번호이동시장 승자는 ‘알뜰폰(MVNO)’이다. 통신3사 모두 가입자 순감으로 돌아섰으나, 알뜰폰만 유일하게 가입자 순증을 이뤄냈다. 알뜰폰 업계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 다양한 상품으로 통신사 고객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대형 알뜰폰의 승리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KB국민은행 리브엠이 주축이 돼 공격적인 가입자유치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6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47만4405건으로, 전달보다 1만8613건 줄었다. 알뜰폰은 통신사로부터 5138명 가입자를 뺏어왔다. 지난 2월 이후 또다시 나 홀로 순증에 성공한 것이다. 2월 3949건과 비교해 순증 규모도 늘었다.
통신3사는 모두 가입자를 뺏겼다. SK텔레콤 출혈이 가장 크다. SK텔레콤은 3909명 순감했다. 3달 연속 순증 1위를 달리던 KT도 861명 순감으로 돌아섰다. LG유플러스의 경우, 368명 가입자가 이탈했다.
이와 관련 알뜰폰 관계자는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이 개편된 요금제를 5월부터 본격화하고 있다”며 “데이터 대용량 요금제를 비롯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 요금제도 볼 수 있다. 고객 선택지에 알뜰폰도 들어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7월 5G 불법보조금 제재를 앞둔 만큼 통신3사가 뺏고 뺏기는 번호이동시장에서 전달보다 조용한 모습을 보인 것은 맞다. 여기에 주력할 만한 신규 단말도 출시되지 않은 시기다. 이러한 상황은 알뜰폰 사업자가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펼치기 용이한 환경이다.
통신3사 경쟁구도 결과보다는 일부 대형 알뜰폰 사업자 쏠림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KB국민은행 리브엠이 상당수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LG유플러스 알뜰폰망 가입자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후불요금제 기준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회선수는 ▲1월 67만5016개 ▲2월 71만5939개 ▲3월 74만9903개 ▲4월 78만495개 ▲5월 81만2176개로 매월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회선 수가 매월 1만건가량 줄어들고 있는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규제 사각지대나 마찬가지며, 일부 대형 알뜰폰 사업자는 문서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전화로 과도한 불법보조금 정책을 내리고 있다”며 “알뜰폰 취지가 통신사를 견제하면서 저렴한 통신비를 원하는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인데, 이 시장까지 통신사 등 거대 자본으로 운영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