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 첫해인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누적된 투자와 마케팅 비용으로 허리가 휜 탓이다. 올해 5G로 인한 지출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면서 5G 기저효과를 기다리고 있다.
LG유플러스(대표 하현회)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19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3820억원과 6862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6%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 감소했다.
다만 그중에서 4분기 실적은 선방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938억원, 185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6.5%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77.8% 급증했다. 통신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시장 전망치를 웃돈 성적이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G 가입자는 지난해 말 목표했던 전체 가입자 대비 10% 수준을 초과한 11% 비중을 달성했다”면서 “5G 투자로 상각비 부담이 계속되겠지만, 마케팅 혁신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 감소는 누적된 5G 투자와 마케팅비용으로 감가상각비가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5G를 포함한 설비투자(CAPEX)로 2조6085억원을 집행했다. 전년대비 86.7%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마케팅비 역시 8.7% 올라 2조2460억원이 지출됐다.
이혁주 CFO는 그러나 올해부터 5G로 인한 비용 지출이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CFO는 “연간 CAPEX는 지난해 선행 투자로 인해 올해 전년보다 감소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행될 것이며 그중 절반이 5G에 투입될 것”이라며 “마케팅비용도 증가세가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선서비스 부문에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회복되면서 수익 성장률이 5%가량 증가할 것으로 봤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4분기 ARPU는 3만1139원이었다. 전분기보다 0.2% 감소했다. 회사는 작년 1분기 3만1051원을 기록한 이후 2개분기 연속 무선 ARPU 증가세를 보였으나, 5G 마케팅 비용 누적으로 4분기 들어 주춤했다.
5G 가입자는 지난해 116만4000명을 확보한 가운데 올해 전체 가입자의 30% 비중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LG유플러스의 총 무선 가입자는 1525만6000명으로, 이 중 5G 가입 비중은 25%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5G 단말 라인업이 20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무난한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본격적인 5G 과실은 가입자가 약 500만명은 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혁주 CFO는 5G 매출이 2조원 이상 실현이 되어야 회사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며 “연간 2조원 이상 매출을 내려면 가입자 기준 450만명에서 500만명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5G로 인한 고정 비용은 전국망을 구축했다는 전제 아래 연간 1조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LG헬로비전(구 CJ헬로) 인수를 비롯한 미디어·콘텐츠 부문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IPTV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연간 유선매출은 전년 대비 10.9% 상승한 2조462억원을 기록했고, 그중 IPTV 사업에서만 1조원 수익을 냈다. 작년 대비 16.6% 증가한 수치로, 성장세가 계속되는 중이다.
이혁주 CFO는 LG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해 “LG유플러스가 가진 서비스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헬로비전에 접목시키면 LG헬로비전 인수 대가 이상의 시너지를 충분히 창출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넷플릭스와 IPTV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는 LG유플러스는 향후 다른 OTT 플랫폼과의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창국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그룹장은 “실현 가능한 여러 OTT 플랫폼에 대해서도 사업 전략 관점에서 오픈된 자세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