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작년 8~10월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대부분 배터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LG화학과 삼성SDI가 제조한 배터리다. 그동안 제조사는 배터리가 아닌 시공과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후폭풍이 예상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작년 4분기 관련 충당금으로 5000억원 이상 손실을 봤다. 추가적인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 우려가 생겼다.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작년 8월 이후 발생한 ESS 화재사고 5건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SS 화재는 ESS 생태계 전체를 흔들었다. 2017년 8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총 2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2019년 6월 정부는 ‘배터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발표 후 일어난 화재가 5건이다. 정부는 조사단을 다시 꾸렸다. ▲전기 ▲배터리 ▲소방 ▲국회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했다. 약 4개월 동안 활동했다.
조사 대상은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화재 5건이다. ▲충남 예산(8월30일) ▲강원 평창(9월24일) ▲경북 군위(9월29일) ▲경남 하동(10월21일) ▲경남 김해(10월27일)에서 일어났다. LG화학 배터리는 3곳에 들어갔다. ▲충남 예산 ▲경북 군위 ▲경남 하동이다. 삼성SDI 배터리는 2곳에 채용했다. ▲강원 평창 ▲경남 김해다.
조사단은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는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라며 “경남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라고 밝혔다. 배터리가 원인으로 꼽힌 곳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 2곳 삼성SDI 2곳이다.
충남 예산은 현장 수거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용융흔적을 확인했다. 인접 ESS 사업장 배터리를 해체한 결과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돼 있었다. 공정 불량이다. 배터리 분리막에는 리튬-석출물이 형성됐다.
강원 평창은 시스템운영기록(EMS)에서 배터리 발화를 확인했다. 제조사가 제시한 상한충전전압을 초과해 운용한 이력이 있었다. 배터리 보호기능이 특정 조건에서 동작하지 않았다. 다른 ESS 사업장 배터리에서 양극판 내부 손상이 관찰됐다. 분리막에서는 구리 성분을 검출했다.
경북 군위는 폐쇄회로TV(CCTV)로 최초 발화지점을 배터리로 파악했다. 현장에서 불이 나지 않은 배터리를 분해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가 형성됐다.
경남 김해도 CCTV와 EMS로 배터리 발화를 확인했다. 화재 발생 6개월 전부터 전압편차가 커지는 경향이 발생했다. 비슷한 ESS 사업장 배터리는 양극판 접힘 현상이 있었다. 분리막과 음극판에서 구리와 나트륨 성분을 검출했다.
조사단은 ▲운영기록 분석 ▲현장조사 ▲해체 분석 ▲유사 ESS현장 검증 ▲입체 단층 촬영(3D X레이, CT) 검사 및 검증시험 등을 실시했다. 배터리 소실로 직접 파악이 어려운 경우 사고사업장과 동일시기 동일모델 등으로 설치한 유사 사업장을 살폈다. 기업 소명도 검토했다.
경남 하동은 배터리와 차단기 사이 전기적 노출부에서 불이 났다. 배터 이상 운영기록은 확인하지 못했다.
한편 LG화학과 삼성SDI는 반발했다. “배터리는 화재 원인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