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의 2019년 4분기 실적발표가 끝났다. 3사 배터리 사업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발목을 잡혔다. SK이노베이션은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올 1분기 성적도 신통치 않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 등 탓이다. 하지만 전기차(EV) 매출 본격화로 연간 실적은 기대해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4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종료했다. 3사는 배터리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LG화학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공개한다. 삼성SDI는 매출액만 SK이노베이션은 손익만 제공한다.
작년 4분기 LG화학 전지부문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조4806억원과 249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2.2% 전년동기대비 19.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LG화학은 2019년 한 해 동안 이중고를 겪었다. ESS 화재 여파와 폴란드 공장 수율 향상이 기대에 못 미쳤다. 2019년 3분기를 뺀 나머지는 적자다. 2019년 누적 영업손실은 4543억원이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ESS 화재 관련 2019년 4분기 약 30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총괄 장승세 전무는 “수율 개선 활동만 아니라 근본적인 라인 개조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상반기 신규라인 생산능력(CAPA, 캐파) 증설이 몰려 수율은 지난해 1분기보다는 떨어질 예상이다. 하반기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SDI 2019년 4분기 전지사업 매출액은 2조2084억원이다. 전기대비 13.2% 전년동기대비 17.5% 상승했다. 삼성SDI 역시 ESS 화재 후폭풍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201억원이다. 전기대비 87.9% 줄었다. 삼성SDI는 작년 약 2000억원을 투입해 ESS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삼성SDI 경영지원실 김윤태 상무는 “ESS 관련 1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전기대비 큰 폭을 줄었다”라며 “안정성 강화 조치는 올 6월까지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재료비 상승 등으로 원가부담 있지만 해외 중심 판매를 확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4분기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손실 1124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EV 중심이다. 작년 헝가리 제1공장과 중국 공장을 완공했다. 시험 가동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건설 등 초기비용 발생으로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손실은 전년대비 증가할 수도 있다”라며 “2022년에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3사 배터리 매출액은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EV가 견인한다. 삼성SDI는 올해 EV 시장 규모를 전년대비 55% 늘어난 176기가와트시(GWh)로 예측했다. EV 캐파는 LG화학이 가장 앞선다. LG화학은 올해 EV 매출액을 10조원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2조원을 예견했다. 삼성SDI는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년대비 70% 성장을 점쳤다. 삼성전기 중대형전지 캐파는 2019년 기준 20GWh다.
EV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LG화학이 1번 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1분기는 수익성 다속 악화하겠지만 연간 한자릿수 중반 정도 수익성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LG화학 2020년까지 100GWh로 관련 캐파를 확대한다. 올해 배터리 투자는 3조원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증설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제2공장과 미국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분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사는 삼성SDI와 달리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크다. LG화학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 부분과 한 회사에 같이 있는 장점도 많지만 더 나은 경쟁력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라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회사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변화 등 전략적 접근에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