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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혁신과 갈등 사이, 신임 금융위원장의 과제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했다.

은 후보자는 국제금융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WB)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특히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한-중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을 주도하기도 했다.

공직생활을 떠나서도 한국투자공사 사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거치며 대외 분의 은행 및 자본시장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최근에 한일 경제전쟁을 비롯해 미중 무역 갈등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금융시장에서 내외부의 불안을 잠재우고 전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추진해온 혁신 금융, 정부차원의 포용적 금융 등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한편 새로운 혁신 과제 발굴이 숙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은 후보자는 지난 9일 지명 발표 직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혁신을 통해 금융 시스템도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IT관점에서 지난 몇 년 여간 금융위원회가 보여준 추진력은 분명 그 성과를 인정받아야 한다. 금융 클라우드 규제 완화, 개인정보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비롯해 한번 무산되긴 했지만 지속적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에 의지를 보여 주는 등 꾸준히 혁신을 위한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왔다.

물론 일각에선 여전히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서 한발도 나아간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대주주 적격성을 두고 벌어진 소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할 수 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금융시장 상황에서 금융위원회의 정책 및 전략을 무조건 적으로 배척하기는 힘들다. 그런 면에서 ‘혁신’이라는 ‘형식’은 금융위원회가 앞으로도 꾸준히 내세워야 할 키워드이기도 하다.

다만 혁신을 둘러싼 갈등은 신임 은성수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최종구 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의 설전이 한창 불붙었을 때 동대문 DDP에서 개최된 ‘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대다수 언론들이 최종구 위원장을 둘러싸고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경쟁하던 것을 지켜봤다. 애초에 최 위원장 앞에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던 한 금융사 담당자의 떨떠름한 표정이 기억난다.

사회의 관심이 ‘혁신’보다는 ‘갈등’을 더 좋아하고 오히려 즐기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이러한 갈등이 수시로 표출되는 사회, 그리고 금융 시장에서 은성수 신임 위원장이 어떤 해법을 가지고 나아갈지 관심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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