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뮤즈먼트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 중입니다. 여기에서 어뮤즈먼트(Amusement)는 오락, 놀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오락실에 놓인 게임 기기부터 실내 테마파크 놀이기구인 중대형 어트랙션까지 일컫는 용어입니다. 현지 어뮤즈먼트 산업은 지난 10여년간 중국 정부 지원 아래 세계의 중심으로 볼만큼 성장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얘기입니다. 말로만 전해 듣던 중국 어뮤즈먼트 산업 현장을 <디지털데일리>가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업체에 특허가 10개 정도 있고 직원이 20명 정도, 2년간 사업을 하면 한화로 2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 어뮤즈먼트 업체 대표는 8일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의 광저우 어뮤즈먼트 산업 단지 방문 현장에서 정부 지원책 중 하나를 이 같이 언급했다. 조건만 맞으면 여느 업체라도 받을 수 있는 지원으로 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9일 열리는 AAA 엑스포도 중국 정부가 주도하면서 업체에선 이렇다 할 비용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든든한 정부 지원이 관련 산업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급속히 발전 중인 중국 어뮤즈먼트 산업과 달리 국내는 지난 2005년 불거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규제에 발목 잡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체 관계자가 현지 업체에 ‘중국 현지에선 사행성 모사게임에 대한 우려가 없느냐’고 질문했다. 국내처럼 사행성 모사게임의 우려가 있는데도 정부가 통 크게 지원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현지 업체 대표는 정부가 규제를 엄하게 하면서 지원을 늘렸다고 답했다. 업체 대표는 “(게임결과에 따른 티켓의 현금) 환금은 안 된다. 걸리면 큰일난다”면서도 “정부가 문화산업에 엄청나게 투자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불법 개변조 게임물 업자에 대한 처벌이 약해 관련 행위가 끊이지 않고 이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사업하는 업체들이 도리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지 어뮤즈먼트 산업 단지 탐방 과정에서 다양한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 현지엔 게임결과에 따른 티켓을 모아 경품을 교환하는 게임이 상당히 많다. 중국 현지의 경품가격 한도액은 40만원. 국내에선 경품 가격한도액이 5000원이다. 양국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논리적인 설명이 힘든 격차다. 국내 규제 현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철권 등 일본 유명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하면 국내 제작 게임에 실시간 대전(PVP) 기능을 넣는 것도 불가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은 “국내에서 해외 이용자들과도 붙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기술은 갖춰져 있는데 정책이 관련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어뮤즈먼트 게임들은 단발성 플레이만 가능하다. 기기에서 자리를 뜨면 자신의 기록이 사라진다. PC온라인이나 모바일게임처럼 개인의 데이터를 누적시킬 수 없다.
반면 중국에선 게임 결과에 따른 티켓 수집 등 자신의 데이터를 누적시킬 수 있다. 이용자가 언제든 같은 게임의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업주 입장에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관련 산업이 크는데도 보탬이 됐다.
박 협회장은 “국내에선 티켓을 쓰게 해달라고 해도 불법 사행영업을 할 거라고 우려를 해서 안 해준다”며 정부의 복지부동 태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