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설익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유탄을 LG전자가 맞을 위기다. 통신사가 LG전자 첫 5G폰 ‘V50씽큐’ 출시 연기를 검토 중이다. 5G 품질 논란 영향 탓이다. V50씽큐는 오는 19일 시판 예정이었다. LG전자는 일정 변경이 자칫 V50씽큐는 물론 LG전자 5G 경쟁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통신사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국내 스마트폰은 통신사 유통 의존도가 높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는 당초 이날로 예정한 V50씽큐 예약판매를 오는 22일로 늦추기로 했다. 오는 19일이던 정식 판매는 오는 26일부터로 조정할 방침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관계자는 “V50씽큐 출시를 미루는 것을 두고 LG전자와 협의 중”이라며 “세계 최초 5G가 소비자 혜택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수용해 서비스 안정화 이후 V50씽큐를 내놓는 방향으로 설득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5G는 한국이 세계 최초 스마트폰을 상용화했다. 지난 5일 스마트폰 일반 가입자를 받기 시작했다. 첫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5G 세계 최초 상용화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지가 강했다. 원래 3월28일로 정했다 4월5일로 미뤘다. 하지만 첫 개통은 지난 3일 오후 11시에 했다. 세계 최초를 두고 경쟁하던 미국 버라이즌이 일정을 당겼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5G 세계 최초 상용화 축하행사 ‘코리아5G데이’를 지난 8일 개최했다.
문제는 세계 최초 상용화와 서비스 품질은 별개라는 점. 5G 품질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서비스 지역 협소는 물론 4세대(4G) 보다 느린 곳도 있었다. 5G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 4G로 전환하는 일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세계 최초만 신경 쓰느라 품질이 안정화하지 않은 탓이다. 통신사, 통신장비 제조사, 단말기 제조사 모두 준비 부족이 엿보였다.
통신사는 5G 가입자 모집 속도도 늦췄다. 5G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 더 이상 쌓이면 추후 가입자 전환 악영향을 우려했다. V50씽큐 시판을 늦추려는 점도 이 일환이다. LG전자는 억울하게 됐다. LG전자는 5G를 스마트폰 반등 기회로 여겼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5일 대신 19일로 출시를 잡은 것도 마케팅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안전한 길을 택했다. 출시를 미룰 경우 의도치 않은 오해를 살 수 수 있다.
한편 LG전자는 이에 대해 “통신사 및 퀄컴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통신사 의사를 반하기 쉽지 않다. 스마트폰은 판매량 곡선이 ‘상고하저’다.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자급제가 있지만 여전히 국내 휴대폰 시장은 통신사 유통이 대부분이다. 출시를 해도 통신사가 팔아주지 않으면 흥행에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