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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M&A도 타이밍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산업계 빅이슈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다.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매물로 나왔고, 국내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그룹은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처럼 M&A 물살이 산업 전방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당국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어떻게 결정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과거 CJ헬로가 M&A 매물로 등장했을 때보다 시기가 좋다는 판단이 나온다.

3년 전에도 CJ헬로가 피인수 기업으로 M&A 매물에 오른 적 있다. 2016년 SK텔레콤은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불허 판단을 내렸다. 3년 후, 인수 회사만 1위 SK텔레콤에서 3위 LG유플러스로 바뀐 셈이다.

이 때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M&A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방송권역 집중도 심화를 우려한 것이다. 사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SK텔레콤이 아닌 다른 통신사라도 케이블TV를 인수하기 어렵다. 지금도 그러하다. 이에 당시 국정농단 영향이 M&A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청와대 외압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 분위기는 사뭇 달라져 있다. 일단 정부가 바뀌었다. LG유플러스 타이밍이 좋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과거 결정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을 신청하면 과거와는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전향적 자세로 CJ헬로와 통신사 간 기업결합을 심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당국 기류가 변한 만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불허 결정은 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SK텔레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3위 사업자로 밀려나게 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지난 정부의 M&A 불허 결정이 뼈아픈 대목이다. 또한, 정부의 지난 결정은 3년간 통신‧방송 시장에서의 지지부진한 M&A 상황을 가져오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 결정이 달랐다면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통신사와 케이블TV 간 M&A는 활발하게 이뤄졌을 것이다. 이 경우, 현재 미디어 시장은 다른 국면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이미 통신사 중심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사업자 가입자 수 격차는 107만명 이상으로 커졌다. 케이블TV 사업자 가입자는 10만명 이상 줄고 있고, 2017년 IPTV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케이블TV 업계 또한 M&A 등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한 번의 기회는 놓쳤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과거를 거울 삼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미디어 환경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고, 어느 때보다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시기다. 새 판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이번에는 잡아야 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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