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 타격을 받고 있는 화웨이의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는 미국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로부터 통제받거나 타국을 해치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추켜세우는 등 미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미국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며 숨통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 ZTE를 겨냥한 제재안를 마련중이다. 앞서 지난 12월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90일간 휴전이 지속되고 있으나, 양국의 첨예한 신경전은 오히려 더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19일(현지시각) 외신 불룸버그 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 국영 이동통신사의 미국 진출을 불허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다.
이 행정명령에는 화웨이, ZTE 등 구체적인 중국기업의 명칭과 이들의 미국 판매를 완전히 제한하겠다는 구체적 내용이 명시되어있지는 않다. 다만 미국 상무부에 적대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심사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의 미국진출 제한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법안은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될 계획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개렛 마키스 대변인은 “미국은 동맹국과 5세대(G)와 기타 통신 인프라 구축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통신망은 우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현대생활의 모든 측면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우리의 네트워크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CEO "타국 해치는 일 하지 않을 것"=화웨이의 런정페이 CEO는 18일(현지시각) 내외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받거나 간첩행위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번 런정페이의 외신 인터뷰는 약 3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국가의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공개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런정페이는 인터뷰를 통해 “정부로부터 회사가 고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지만 다른 나라를 해치는 일은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화웨이의 중국 정부 스파이 활동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이날 런정페이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신념과 회사의 사업운영 간에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또 회사의 주식 대부분의 자사의 직원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정페이는 “회사 주식의 1.4%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화웨이 투자유치조합이 직원들을 대신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 포브스는 “화웨이를 누가 소유하든 회사는 중국 법과 정당의 지배를 받는다”면서 “미국은 중국 지도부가 중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자국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멍완저우 CFO의 구금 문제도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멍완저우가 화웨이 CEO의 딸이라는 이유로 캐나다 정부에 구금을 요청한 것 같냐”는 질문에는 언급을 피했다. 대신 멍완저우의 법적 변호와 관련된 인물에게 감사를 표하며, 딸이 그립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단하다고 추켜세우며 딸의 송환문제 개입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도움이 된다면 멍완저우 문제에 개입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런정페이는 “나는 그가 미국의 산업 발전에 도움되는 세금 감면을 대담하게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자사가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화웨이가 없다면 미국은 5G의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정페이는 “우리는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8일(현지시각) 마감된 미국의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8% 증가한 24,706.35를 기록했다. 같은 날 중국상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1.42% 증가한 2596.01을 기록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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