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앞서간 경쟁사들이 줄줄이 대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3~4년 전엔 느린 행보가 아니었나 싶었지만, 돌이켜보면 한두 발 뒤쳐져도 바닥을 단단히 다지고 간 것이 지금까지 버틴 원동력이 됐다.
비행슈팅게임 ‘드래곤플라이트(드플)’로 유명한 넥스트플로어의 창업자,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 얘기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이 넥스트플로어를 인수했고 신설법인 라인게임즈와 합병을 거쳐 지난 8월 김 대표가 통합 라인게임즈를 이끄는 수장에 올랐다.
올 한해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라인게임즈는 이달 12일 업계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10종의 신작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 덕분이다. 최근엔 대형 게임업체들도 여러 종의 신작 발표가 뜸해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회사가 내년에 공개할 신작은 10여종. 12일 간담회장에서 6종을 먼저 선보였다. 대외에 공개하지 않은 게임도 있다. 김 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오늘 공개한 신작 외에도 올해 출시할 타이틀이 더 있다. 올해 10종 가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내후년에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포함해 4종 게임 출시를 밝혔다. 콘솔(비디오게임) 플랫폼 공략 의지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 대표는 개발사와 ‘얼라이언스(동맹)’를 강조했다. 퍼블리셔(서비스사)와 개발사 간 이해관계를 동맹으로 언급하는 회사는 오랜만이다. 보통 사무적인 관계에 머물렀던 까닭이다. 네시삼십삼분(4:33)이 개발사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유나이트(연합)를 결성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진 못했다.
그렇다면 김 대표는 개발사와 동맹을 맺은 결실을 볼까. 물론 예측이 쉽지 않다. 다만 김 대표가 여전히 개발을 꿈꾸는 실무형 경영자이자 게임 마니아로 드플 당시의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지난 12일 공개한 게임들도 대중적인 유명 지식재산(IP)을 내세운 타이틀은 ‘대항해시대 오리진’ 정도에 그쳤다. 웹툰 주인공들을 모은 ‘슈퍼스트링’을 제외하면 마니아들을 겨냥한 순수 창작 IP 게임들이 많다. 내년과 내후년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