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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고점 없다’…서버 수요 다변화·AI 등 신규 수요처 강조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보다 서버 및 신규 수요처에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논란을 불러온 D램, 낸드 가격 하락은 내년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가격 하락 추세도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서버 중심의 메모리 시장 구조와 AI(인공지능), 5G 등 신규 수요처 확대 등을 근거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24조7700억원, 13조65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4%, 37.0% 올랐다.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12.6%, 17.6% 상승했다. 메모리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서버·모바일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최첨단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측은 “낸드는 평택에서 생산하는 64단 3D V낸드를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D램도 10나노미터(nm, 이하 나노)급 제품으로 전환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응용처별 고객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고점 논란의 근거가 됐던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삼성전자 관측이 관심사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메모리 업황이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2분기 이후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로 수급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버 중심의 메모리 시장 구조가 수요 다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과거 IT 시장이 PC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다양한 디바이스 등에서 생산되는 다량의 데이터가 서버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초기 단계”라며 “과거에는 PC의 계절적 수요가 컸으나 현재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서버는 계절 영향이 크지 않으며 응용처 수요도 다변화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버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증가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봐야 한다. 최근 가격 하락은 재고, 계절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며 “일시적 가격 하락은 발생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시장 업황 우려를 촉발해왔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투자회사들의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규정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메모리 가격 하락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수요 증가에 주목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일부 고객사의 단기적 재고 조정 등 시장 상황에 따라 D램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나 내년 2분기 이후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공급 증가 시점 차이에 따라 일시적 수급 불균형도 있을 것이나 AI(인공지능), 5G 등 성장으로 메모리 성장은 견고하고 IT 산업이 데이터 산업화되고 있어 메모리 중요성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탄력적인 제품 라인업 운용을 통해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버, 모바일 응용처에 5세대 3D V낸드 적용을 확대하고, 1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을 확대해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D램은 머신러닝 기반 AI 서비스가 확대돼 고용량 제품 위주의 수요 강세가 전망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등에 따라 전반적인 수요 견조세가 예상돼 2분기 이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과 HBM2(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낸드는 공급 측면에서 64단 3D 낸드 공급 증가와 PC용 SSD 시장 경쟁 심화 등 영향으로 4분기에도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채용이 계속 확산됨에 따라 점차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비수기 영향권에 있으나 하반기 들어 수급이 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4세대 이상 3D V낸드 공급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 시설투자, 비트그로스, 연말 투자 축소 등 이슈 = 올해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31조8000억원이며 반도체 부문은 24조9000억원이다. 메모리의 경우 평택에 생산 라인을 증설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파운드리는 작년 10나노 공정 증설 완료로 올해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전체 시설투자 규모는 5조6000억원이며, 반도체는 4조5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및 SAP(평균판매가격)에 대해선 “D램의 경우 3분기 당사 비트그로스는 10% 중반대를 기록했다. SAP는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4분기 D램 시장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일 것이며 당사의 비트그로스도 시장 전망치 수준일 것”이라며 “올해 총 (D램) 비트그로스는 20% 수준일 것이며 당사도 시장 전망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낸드의 경우 당사 (3분기) 비트그로스는 20% 초반대이며 ASP는 10% 중반 하락을 기록했다. 4분기 낸드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후반대일 것이며, 올해 총 40% 초반대 시장이 되고 우리도 시장 전망치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황 악화로 연말 메모리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는 시장 관측에 대해선 “최근 시장에서 당사 투자(축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올해 평택 상층 증설은 기존 계획대로 한다”라며 “잔여 캐파 증설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종합적인 라인 운영과 효율을 고려했을 때 잔여 라인 투자보다는 화성 16라인 낸드를 D램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점이 시장에서 (투자 축소로) 회자되는 것 아닌가 한다. 반도체 전체 관점에서 라인을 운영하고 투자하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 메모리 외 사업 다양화로 우려 씻는다 = 메모리반도체 외 시스템반도체 사업도 순항 중이다. 시스템LSI 사업은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성수기에 따라 이미지센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디스플레이구동칩)의 수요 증가로 실적이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

특히 이미지센서의 경우, 멀티플 카메라와 고화소 센서의 채용이 확대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는 모바일용 이미지센서와 DDI의 수요 감소로 실적이 하락할 전망이지만, 내년 다시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5G 모뎀을 활용해 중국과 미국 거래선 다각화에 집중하고 3D·내장형 지문 인식 센서 등 신규 제품 개발로 사업 영역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 개발을 끝냈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3분기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의 증가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됐다. 4분기는 스마트폰용 부품 비수기에 따라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 약세가 예상된다. 내년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등 주요 제품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AI·전장과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분야에서의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고객수를 3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7나노는 풀 EUV로서 고객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공정 관련 고객 문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7나노 EUV 공정을 완료해 2019년 양산에 본격 돌입할 것이다. 획기적인 7나노 EUV를 바탕으로 모바일, AI, 오토모티브 등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 확대를 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가는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 구조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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