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텐(X)의 후속인 ‘아이폰XS·아이폰XS맥스·아이폰XR’을 각각 공개했다. 아이폰X는 단종시켰으나 아이폰7·8은 유지하고 가격을 낮춰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5가지 모델을 갖추게 됐다.
아이폰X는 사라졌으나 그 유산은 신제품에 고스란히 녹았다. 먼저 아이폰XS는 아이폰X과 완전히 같은 5.8인치 ‘노치(Notch, U·V 형태로 모양을 파내는 것) 디자인’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다.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체하는 아이폰XS맥스는 화면크기가 6.5인치로 두 제품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부품을 공급했다.
애초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한 곳 정도 OLED 공급 업체를 늘릴 계획이었으나 현실적으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 OLED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애플은 하루라도 빨리 공급망 확대를 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공조 체제를 고려해 아이폰(아이폰XR)에 들어갈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를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아이폰 3종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잘 알려진 것처럼 대만 TSMC가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한다. 거창하게 세계 최초 7나노 ‘A12 바이오닉 칩’이라는 이름까지 달았지만,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트랜지스터 집적도, 다이(Die) 크기 등에서 8나노 LPP(Low Power Plus)와 차별화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X 설계 활용, 갤럭시S8→갤럭시S9과 유사=배터리는 어떨까. 아이폰X은 두 개의 배터리를 하나로 붙인 ‘1+1’ 분리형 구조를 사용했다. 올해는 각각의 배터리를 하나로 구성한다. 물론 1+1 설계도 그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배터리 용량 확대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폰XS는 아이폰X과 달리 일체형 배터리를 쓴다. 2세대 ‘L’형 설계로 모습은 한글의 ‘ㄴ’ 혹은 알파벳의 ‘L’자로 같으며 완전히 하나의 패키징으로 구성됐다. 용량은 2658mAh로 아이폰X의 2716mAh보다 용량이 오히려 줄었다. 대신 남은 공간을 활용해 스테레오 스피커를 달았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S9도 사용한 방법이다.
아이폰XS맥스는 시리즈 최초로 3000mAh(3174mAh) 이상의 배터리가 사용된다. 분리형 설계로 아이폰X의 그것과 같다. 대신 각각의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기술의 세대(1·2)나 난도와 관계없이 애플은 부품의 안정성과 공급망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증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X의 부품원가(Bill of Materials, BOM)는 357달러(약 40만원)이었다. 미세공정 전환, 설계 활용도, 공급망 업체의 부품 수급 트렌드를 종합하면 아이폰XS의 BOM은 아이폰X보다 약간 낮을 전망이다. 아이폰XS맥스는 이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재료가 사용됐고 최상위 모델이라는 프리미엄까지 곁들여진 결과다.
아이폰XR의 경우 배터리는 L형이 아닌 전통적인 직사각형 설계를 따르는데다가 LCD 패널의 ASP를 떠올리면 아이폰XS보다는 낮겠지만, 소비자 가격(아이폰XR 749달러, 아이폰XS 999달러)만큼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로는 가장 나을 수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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