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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패널 ‘팔수록 적자’…출하량은 지속 확대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6월부터 LCD TV 패널 가격이 현금원가(Cash cost)를 밑돌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인 상황이다. 더불어 TV 세트업체 수요는 줄고 있다. 그런데도 패널업체들의 생산설비는 여전히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중대형 LCD 공급이 올해보다 10%가량 늘어나는 반면, 수요 증가율은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LCD 공급 과잉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 전환이 더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이 가운데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한 세트업체들이 수요를 늦추는 현상이 동반되면서 업황 악화는 더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6월 말 LCD 패널 평균가격은 177.3달러(약 19만8000원)를 기록했다. 6월 초보다 3.54% 하락한 수치다. 4월, 5월에도 LCD TV 패널 가격은 각각 3.6%, 5.9% 떨어졌다.

올해 들어 LCD TV 패널 가격은 평균적으로 매달 약 3% 정도씩 하락하고 있다.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1월 말 220.1달러, 2월 말 213.3달러, 3월 말 205.1달러, 4월 말 197.3달러, 5월 말 187.4달러였다. LCD TV 세트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여전히 시장에서 체감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LCD 수요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LCD 패널업체의 과잉 재고가 한계에 다다라 물량 밀어내기가 이어진 데다가 중국의 성장에 위기의식을 느낀 한국과 대만이 LCD 패널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CD TV 패널 가격이 현금원가에 근접할 경우 패널업체들이 출하량을 조절해 가격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특히 BOE, CSOT 등 중국 패널업체는 아무리 업황이 안 좋아도 생산설비를 가동하거나 제품을 팔기만 해도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출하량을 줄일 이유가 적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벼랑 끝에 내몰린 패널업체들이 감산을 통해 가격 방어에 나섬으로써 가격 하락 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으나 여전히 출하량은 증가세다.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LCD TV용 패널 출하량은 전월보다 9.1% 오른 2352만 장을 기록했다. 중국 BOE는 월별 출하량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477만4000장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19% 늘어난 수치다. 대만 이노룩스는 전월 대비 42.5% 오른 381만7000장을 출하하며 2위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월 대비 7.0% 떨어진 364만3000장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정원석 연구원은 “반도체라는 캐시카우가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LG디스플레이가 업황 악화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라며 “OLED TV 영역에서 LG디스플레이 혼자만으론 힘이 부쳐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가 실질적으로 계약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같이 손을 잡아야 중국 업체를 견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주식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은 데 유상증자 타이밍도 놓쳤다. 시가총액이 너무 작다. 유상증자 한다고 해서 큰 흐름을 바꿀 규모만큼의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졌다”라며 “작년 부채비율이 낮아져 외부에서 자금 조달을 받을 여력은 남아있다. 당장 내년과 내후년은 어렵겠지만 3~4년 후에 다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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