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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루트로닉, M&A 이슈에 묵묵부답…알젠 성과 장기화되나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업체 루트로닉(대표 황해령) 주가가 21개월째 완만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선포했지만, 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합병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간 투자자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망막 치료 레이저기기 '알젠(R:GEN)’ 사업에 대한 기대도 중장기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는 했으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상용화하기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의료기기를 받아들이는 데 보수적인 의사 업종 분위기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루트로닉 주가는 작년 초 이후 지속적으로 완만히 하락했다. 작년 1월 말 2만7000원 이상이었던 주가는 60% 이상 하락해 최근 1만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식적으로 M&A 진행상황과 협상 기업이 어디인지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미래산업 릴레이 IR 컨퍼런스’에서 회사 측 관계자는 M&A 이슈에 대해 “공시 사항이라 아무 말도 못한다. M&A를 진행하고 있으며, 성사되면 즉시 외부로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 회사는 작년 9월부터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공표하고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M&A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계속 떨어졌으며, 설상가상 M&A를 위한 유상증자로 하락세는 더 분명해졌다.

이 회사는 작년 말 M&A(514억원)와 중국 진출(96억원)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총 61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작년 12월 전환우선주 170만주와 보통주 35만8000주가 상장됐다. 올해 3월엔 무상증자를 실시해 보통주 1056만주, 전환우선주 200만주 가량이 상장됐다.

◆ 망막 치료 성과 언제 나오나“장기적 접근 필요” = 지난 3월 이 회사는 망막 치료 레이저기기 알젠을 국내 출시하고 안과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과 의료 분야에 의료기기를 공급하는 사업은 국내선 초기 단계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의사 세계의 보수적인 특성상 안과 수술에 직접 투입되는 신의료기기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루트로닉은 이미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지역에서 알젠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알젠과 관련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주 회사 관계자는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병증(CSC)과 관련한 임상이 마무리되는 건이 하나 있다”며 “연말 마무리하고 논문 쓸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작년 보건복지부가 제한적 의료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영향도 관심거리다. 투자자들은 제한적 의료기술이 확대 시행되면 황반치료레이저기기를 개발한 루트로닉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지난 2013년 루트로닉은 알젠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신의료기술평가를 넘지 못해 상용화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이 때문에, 신의료기술평가에서 탈락한 의료기술의 상용화를 돕는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가 더 확대되면, 알젠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주 회사 측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는 제한적 의료기술과 관련한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심사를 신청한 기관은 비급여로 국내에서 (알젠으로) 시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그 성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일 기자가 한국거래소 IR 컨퍼런스가 끝난 뒤 회사 관계자에 ‘NECA에 심의 신청한 기관들이 허가되면 수혜가 얼마나 크냐’고 묻자, 그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숫자로 얼마나 되겠나”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미래에셋대우(작성자 김충현)도 이미 지난 8월 리포트를 통해 “단기적인 실적개선이나 호재성 이슈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루트로닉은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6월 기준,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황해령 대표로 보통주 546만8098주(지분율 24.70%)를 보유했다. 특수관계인을 합한 지분율은 총 26.60%(보통주)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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