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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심 공급, 내달 중순까지 어려워”…e심 사용 권고

공급처 한 곳은 해외…유통협회 "정상화 위해 적극 협조"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오병훈 기자] SK텔레콤이 유심(USIM) 무상교체에 돌입한 가운데, 현장에선 내달까지 유심 재고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채널도 비상에 걸리면서 e심(eSIM·embeded SIM) 개통을 안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유통망에는 이날 오전 ‘유심 공급이 내달 중순까지 없다고 한다. 주문조차 어렵다’는 취지의 공지가 확산됐다.

지난 19일 SK텔레콤에서 사내 시스템이 해킹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유심 관련 정보 역시 일부 유출된 정황이 발견되어 가입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이에 SK텔레콤이 유심 무상교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가입자의 불안감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는 반응이다. 실제 무상 교체를 앞둔 주말, 이미 유심 교체를 위한 가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재고 부족으로 발길을 돌리는 가입자도 잇따랐다.

이러한 상황은 일찍이 예고됐다.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명과, SK텔레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을 합하면 교체 대상자가 약 2500만명에 달하는데, SK텔레콤이 보유한 유심 재고는 약 10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무상교체가 시작된 이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리점 곳곳마다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그나마도 각 매장이 확보한 유심은 100개 이하로, 긴 시간 기다리고도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했다.

현장 혼잡은 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에 유심을 수급하는 곳은 탈레스·유비벨록스·엑스큐어 등인데, 이 중 탈레스는 프랑스 기업으로 유심을 당장 수급하는데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프라인 채널도 비상에 걸렸다. 특히, SK텔레콤 대리점은 다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유심교체 업무 및 관련 문의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유통협회(KMDA)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상황이 빨리 정상화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동업자 마인드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채널에는 이날 또 가입자에 e심 사용을 권고해달라는 공지도 뿌려졌다. 다만, “e심 가입 안내” 등의 내용으로 피싱·스미싱 공격 시도가 발생할 수 있어 SK텔레콤 공식홈페이지 직접 방문을 통한 사용자의 가입이 요구된다.

국내에서 e심은 2022년 9월1일 상용화됐다. 유심에는 각 통신사의 망에 접속할 수 있는 가입자의 정보가 담겨있는데, e심은 이러한 유심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구현해낸 것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S시리즈,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Z플립·Z폴드4 등 플래그십 모델 부터 e심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는 e심 홍보에 소극적이었다. 유심 대신 e심으로 개통하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유심 판매 매출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3사가 판매 중인 유심의 가격은 7700원이다. 지난 3월 기준 알뜰폰을 제외한 번호이동건수가 약 21만건인 것을 고려하면, 3사가 유심판매로 얻는 수익은 매월 16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e심이 하나의 대안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심은 구입을 위해 대리점·판매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가입을 원하는 통신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요금제에 가입한 뒤 문자 혹은 이메일로 받은 QR코드에 접속해 휴대폰에 e심을 내려받으면 된다. 다운로드 수수료도 불과 2750원이다. 이용자는 이미 탑재된 유심 외 e심을 추가로 내려받음으로써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티월드(T월드) 애플리케이션(앱) 내 유심 무료 교체를 위한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마련했지만 접속자가 폭주하며 이용자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기준 대기 접속자는 10만명 안팍이었으며, 현재는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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