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기가레인(대표 김정곤, 장일준)이 5G와 TSV(실리콘관통전극) 시대를 맞아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김현제 기가레인 전략실장은 “데이터 소비량 증가로 TSV(실리콘관통전극) 시대가 본격 개막했으며, 국내 종합반도체기업(IDM)들이 외산 장비업체들의 의존을 덜어내려 하고 있다”며 “또한 5G시대가 오면 우리 제품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기가레인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식각장비(AWE),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Trading), RF커넥티비티로 크게 3가지다. 회사 측은 이날 자사가 “LED 에처(Etcher)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60% 이상으로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 분야에선 국내 점유율 2위, 고주파 저손실 RF커넥터, 케이블 시장에선 국내 점유율 1위”라고 밝혔다.
특히, 회사 측은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 분야에서 생산라인 전체를 설계‧공급하는 턴키(Turn key) 방식의 사업 역량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 사업 부문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 출신 인력으로 구성해 기술력의 우위를 선점했다고 설명했다.
또 RF커넥티비티 사업 부문에선 5G 통신의 핵심 주파수인 6GHz 이상 고주파 대역의 저손실 RF커넥터‧케이블을 제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란 점을 강조했다. 사업부문별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반도체장비 사업부 70%, RF통신부품사업부 29.3%, 기타사업부 0.7%였다.
이 회사의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TSMC, 시스코,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인피니온(Infineon), 루비콘테크놀로지, 동부하이텍, 에피스타(Epistar), 몰렉스(Molex) 등이다.
김현제 실장은 “반도체 장비와 RF 시장에 심플하게 투자해 나가겠다는 것이 향후 전략의 방향성”이라며 “관련 시장이 커져 성장성이 확보됐으며, 회사 나름의 보완 과정을 거쳐 현재 구체적인 성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중국과 같이 급성장하는 시장에 턴키 방식의 사업을 확대해, 단기간 내 동아시아 내 1위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모바일 사업 중심이었던 RF 부문을 수익성이 높은 네크워크나 국방 쪽으로 전환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RF 사업 부문은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과 5G용 RF 커넥티비티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 올해 3분기 실적 흑자전환 = 이날 오전 회사 측이 발표한 올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64억원, 32억원, 27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016년 실적은 적자였다. 이 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54억원, -91억원, -103억원이었다. 김현제 실장은 “2016년은 모바일 사업의 침체와, 신규 사업에 대한 무리한 투자 등의 악재가 겹쳐 적자였다”며 “올해 2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3분기에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든 측면에서 이전 분기보다 대폭 개선된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50억원, 20억원, 3억원이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9배 성장했다. 부채비율도 전분기 130%에서 84%로 낮아졌다.
◆ 반도체 식각장비 및 트레이딩 사업 부문 전략 = 회사 측은 반도체 식각장비 사업 부문에서 LED 산업 호황 속 LED 에처 분야 세계 1위 지위를 강화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칭(Etching)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하나로, 에처는 이 단계에서 사용되는 장비다. 김현제 실장은 “LED 산업에서 LED 에처 분야 지위가 강화됐고,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3분기까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그 가운데 점유율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내부 영업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LED 에처 분야에서 기가레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60%에 달한다. 작년 전체 시장규모 557억원(추정치) 중 기가레인의 이 부문 매출액이 334억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2015년 시장 점유율은 55% 였다. 올해는 3분기까지 전체 시장규모 780억원(추정치) 중 자사의 관련 매출이 466억원을 기록해 60% 수준의 점유율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가레인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 IDM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에처 분야 주요 공급처는 LAM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등이다.
회사 측은 삼성전자 등 국내 IDM이 외산 장비업체 의존을 벗고 역량 있는 국내 장비업체와 수주 공급을 맺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큰 기회로 삼아 향후 에처 장비의 공급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김현제 실장은 “반도체 제조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공정별 난이도와 무관하게 글로벌 대형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이 외산 장비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와 논의한 결과, 가격과 고객 대응력 및 기술 보완 측면에서 외산 장비의 과도한 의존 구도에 대해 굉장히 큰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한 마디로 장비가 점차 고기능화되면서 장비업체가 오히려 갑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현재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기존 2D 구조에서 3D TSV로 진화 중이다. 회사 측도 그동안 준비해온 TSV 기술을 통해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다. 김현제 실장은 “LED 시장에서 더욱 지위를 공고히 함은 물론, 추가 퀀텀 점프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 사업 분야에선 올해 8월 반도체 장비 트레이딩 기업인 ‘위솔루션’을 인수했다. 양수금액은 총 132억원이며, 양수한 주식 수는 300만32주(지분율 75%)다.
기가레인의 설명에 따르면, 위솔루션은 올해 기준 11명의 소수 인력만으로 폭넓은 인맥 풀을 이용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 및 국내 IDM과의 수주 이력이 있다. 기가레인은 인수를 통해 반도체 업계 네트워크 등의 무형자산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제 실장은 “위솔루션은 이미 확보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향후 누구보다 공고하게 파이프라인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이미 내년 사업을 올해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트레이딩 사업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해 준비하고 있으며, 3년 내 동아시아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RF커넥티비티 사업은 수익성 높은 곳에 집중 = RF커넥티비티 사업 부문에선 수익성이 높은 네트워크 및 국방 제품군을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김현제 실장은 “기존 모바일 사업 중심 구조였는데, 모바일 사업이 아주 심각한 단가 압박을 받는데다가 캐파(CAPA‧생산능력)를 늘려 적자를 기록해왔다”며 “현재 수익성이 높은 고주파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믹스(mix)를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RF커넥티비티 사업 분야에서 공급망을 개선하고 자산 효율화를 꾀해 흑자가 가능한 원가 구조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김현제 실장은 “향후 5G시대가 열리면 통신 인프라가 새롭게 개편돼 고주파가 각광받을 것이며, 국방 사업에서도 꾸준히 이 부문 수요가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이 부문은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높았다. 지난 6개월동안 비효율적인 면을 제거하고 가장 제한된 자원으로 사업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유휴자산을 영업외로 전화하거나 매각했다. 이로써 올해 1분기 대비 감가상각비를 20%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인력구조도 개선해 인건비를 1분기 대비 15%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5G 시대가 당도하면 기가레인이 공급하는 RF커넥티비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현제 실장은 “5G 통신의 핵심 주파수인 6GHz 이상 RF커넥티비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현재 국내 통신장비 업체와 5G용 네트워크 인프라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5G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