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외에 대형 사업이 나오지 않았던 보험권에 규모나 비용면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연이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은행권과 달리 보험권의 IFRS17 도입 사업은 보험사 경영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보험권의 IFRS17 구축 시장을 조망했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 하반기 보험권의 국제회계기준(IFRS17) 사업이 본격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권의 IFRS17 사업은 은행권의 사업과는 차별화된 전개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푸르덴셜생명, 메리츠손보, 서울보증보험 등이 올 하반기 사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가 전방위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장에 부족한 개발인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대형 보험사들과 이들의 결과물을 지켜보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도입 방식 차이도 주목된다.
현재 보험권의 IFRS 사업중 주목받고 있는 것은 보험개발원과 일부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보험사 공동 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LG CNS와 아시아나IDT 컨소시엄이 수주해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 사업은 보험개발원에서 개발된 공통 모듈 및 솔루션을 9개 참여 보험사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형사 중에는 교보생명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교보생명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병행해 IFRS17에 대응하고 있다.
보험권의 경우 IFRS에 선제적으로 나선 은행권과 달리 IT운영 및 시스템 구축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독자적인 사업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선 회계법인을 주사업자로 선정해 기본적인 얼개를 만들고 계리 수치 검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후 SI사업자 선정을 통해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회계와 IT 인력의 역량이 확보돼 1단계는 회계부서 주관으로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해당 요건을 가지고 IT부서에서 SI사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는데 보험권은 처음부터 회계법인을 주사업자로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다보니 회계업체간 보험 IFR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IFRS17 1단계 사업의 경우 딜로이트, 삼정KPMG, EY, PWC가 각축을 벌였다. 다만 보험권 IFRS17 1단계 사업은 회계, 계리, 컨설팅 사업이 주를 이뤄, 각 부문마다 사업자가 다르게 선정되는 경우도 있다.
딜로이트는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푸르덴셜, 하나생명, 삼성화재 등의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으며 삼정KPMG는 한화생명, ING생명, 서울보증보험 등을 수주했다. 또, EY는 교보생명, 신한생명, KDB생명, 현대해상, KB손보를, PWC가 메트라이프, 흥국생명, NH농협생명 등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컨설팅 사업 후 시스템 구축 시기도 보험사 규모에 따라 다르다. 보험권 IFRS 사업은 보험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계리시스템 등 손봐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을 감안해 다수의 개발자 확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대형 보험사들은 시장에서 필요한 인력의 선점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발 빠르게 사업을 발주하고 있다.
반면 중소규모 보험사의 경우 대형 보험사들의 IFRS 구축 경험을 쌓은 인력을 활용해 구축기간 단축과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