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인텔이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X시리즈’를 아시아 최대 ICT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대만 ‘컴퓨텍스 타이페이’를 통해 공개했다. 더불어 연말에 내놓을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개발 상황도 밝혔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30% 가량의 성능 향상이 있다는 설명이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코어 X시리즈다. ‘코어 i9’이라는 이름을 붙여 기존 최상위 라인업이었던 ‘코어 i7’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세공정은 여전 14나노에 머물러 있고 차세대 10나노는 하반기에나 양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6개월 정도의 간극을 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08년 코어 i시리즈가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인텔은 클록이나 코어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기보다는 꾸준히 추진해온 공정 개선, 아키텍처 혁신, 그리고 명령어 추가와 캐시 메모리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제온과 같이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이 아니라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CPU의 경우 보통은 쿼드코어(4개), 아주 많아야 옥타코어(8개)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코어 i9은 코어의 숫자를 화끈하게 늘렸다. 헥사코어(6개)를 기본으로 옥타코어, 데카코어(10개), 도데카코어(12개), 테트라데카코어(14개), 헥사데카코어(16개), 옥타데카코어(18개)까지 지원한다. 인텔이 제온이 아닌 일반 사용자용 CPU를 대상으로 코어 수를 이렇게까지 확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론적으로 코어 수가 늘어나면 성능도 함께 높아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프로그래밍의 어려움, 코어와 코어 사이의 협업을 위한 설계, 운영체제(OS) 등 주변 요소와의 조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쿼드코어가 듀얼코어보다 두 배의 성능을 가지지도 않고 그러기도 어렵다. 아직까지 상당수의 소프트웨어는 싱글코어나 듀얼코어 활용이 고작이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코어 수를 늘린 이유는 코어의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MD도 라이젠 CPU를 발표하면서 이런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성능을 뽑아내기 위한 복잡한 주변 환경은 차치하고서라도 CPU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있어 편리한 구석이 있다. 예컨대 보급형 4~8코어, 중급형 8~12코어, 고급형 14~18코어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경쟁사와 비교해 더 많은 코어 수를 제공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한편 AMD도 코어 i9과 경쟁할 수 있는 라이젠 라인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발표는 하반기로 예상되며 인텔과 마찬가지로 10~16코어까지 모델을 마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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