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기업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종합반도체(IDM) 기업 절대강자인 인텔은 1993년부터 줄곧 선두자리를 수성해왔다. 이번에 순위가 뒤바뀐다면 24년 만에 처음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가 149억4000만달러(약 1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인텔(매출 144억달러)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인텔의 실적은 전망치(가이던스)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실적을 발표할 때 수치가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삼성전자가 인텔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위협하게 된 원동력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D램, 낸드플래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은 고공행진중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반도체는 15조6600억원의 매출, 6조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실적의 63%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철저한 선행투자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반도체 산업 전망에서 최우선 불확실성은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인한 성장 정체였다. 지금의 호황은 전방산업이 잘 풀려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후방산업의 제한적인 공급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이해해야 한다.
IC인사이츠는 올 하반기에도 메모리 호황이 계속된다면 삼성전자가 연간 실적으로도 인텔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삼성전자가 연간 기준으로도 인텔을 넘어설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 전체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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