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분리된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가 첫 해외 포럼을 연다. 그룹 사정으로 다소 늦어진 임원이사와 조직개편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외부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의 먹거리보다는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고 매출 확대를 위해 고객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삼성파운드리포럼’을 연다. 여기에는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은승 부사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가능성과 함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STT-M램은 S램이 쓰인 디스플레이 타이밍컨트롤러(T-CON, 티콘)를 대체하는 개념이다. 이미 고객사도 정했다. 퀄컴이 인수한 NXP가 첫 타자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로부터 도입한 28나노 완전 공핍형 실리콘-온-인슐레이터(Fully Depleted Silicon On Insulator, FD-SOI) 공정으로 STT-M램을 만들어 공급한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비즈니스스트래티지(IBS)에 따르면 28나노 FD-SOI 공정으로 생산된 반도체 원가는 기존 하이K메탈게이트(HKMG) 공정 대비 7.5~15.4%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S램보다 웨이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의 양이 많고 플래시 메모리보다 더 빠르므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삼성전자 내부의 계산이다.
문제는 안정성과 경험이다. 새로운 이머징 메모리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고객사에 충분한 설명과 함께 STT-M램이나 플래시 메모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했으며 양산에 대한 개런티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맞게 물량을 대지 못하면 그만큼의 피해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8/6나노 미세공정도 소개한다. 선폭 축소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10나노에서 7나노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잘게 쪼개서 접근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일종의 파생공정으로 TSMC가 16나노에서 12나노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1세대 10나노 LPE(Low Power Early)에 이어 2세대 LPP(Low Power Performance)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10나노 LPE에서 LPE로의 전환을 위한 각 단계별 준비를 마쳤다. 10나노 LPP는 이번 분기내로 설계자산(IP) 확보가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14나노에서 10나노로의 전환이 이뤄지면 속도는 27%, 전력소비량은 40% 줄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4나노 1세대 LPE가 기준이다. 14나노 LPP에서는 성능이 1.14배, 전력소비량은 1.11배 개선된다. 10나노 LPE는 성능 1.27배, 전력소비량 1.67배이고 마지막으로 10나노 LPP의 경우 성능 1.39배, 전력소비량 1.96배가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45억1800만달러(약 5조700억원)로 2015년 25억2900만달러와 비교해 78.6% 늘어났다. 1위 TSMC와는 격차가 있으나 글로벌파운드리(GF), UMC와 같은 선발주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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