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무선 가입자는 회복세 유선 매출 하락은 둔화했다. 자회사의 선전도 이어졌다. 시장 안정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유탄은 KT에도 튀었다. 집행치 않은 투자액이 1조3000억원에 이른다는 점도 부담이다. 통신업은 정부를 신경써야하는 규제산업이다.
28일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5조5299억원과 4016억원을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각각 2.6%와 5.9%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매출액은 0.7% 영업이익은 17.0% 증가했다.
KT의 3분기를 이끈 것은 자회사다. 별도기준 KT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016억원과 303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4% 전년동기대비 1.5%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8% 하락 전년동기대비 9.1% 상승이다.
KT의 정체를 자회사가 해소해줬다. KT도 “그룹사 역할 적지 않았다”며 “KT그룹 전체 영업이익 기여분은 98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KT가 자회사 덕을 보긴 했지만 KT의 3분기도 나쁘진 않았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이 아니었다면 전기대비 매출 성장도 이뤄낼 수 있었다. 3분기 KT의 연결기준 상품매출은 4899억원. 전기대비 17.8% 전년동기대비 23.0% 축소했다. 상품매출은 휴대폰 판매량 영향이 크다. 다만 상품매출이 늘면 마케팅비도 는다. 영업이익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매출을 잃은 대신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통신사업은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3분기 KT의 무선 가입자 순증은 30만명이다. 이중 18만명이 이동통신(MNO)이다. 18만명은 2012년 이후 분기 최다다. 뒤늦은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 및 2세대(2G) 이동통신 종료 과정의 고객 불만 등 무선 브랜드 하락 영향을 상당부분 만회한 것으로 여겨진다.
유선은 기가인터넷이 버팀목이다. 전체 유선매출 하락세는 그대로지만 초고속인터넷은 다르다. 3분기 초고속인터넷 매출액은 4844억원으로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11.4% 늘었다.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중 기가인터넷 비중은 24.1%로 전기대비 3.6%포인트 올라갔다.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엔 유선사업 중 가장 큰 매출을 초고속인터넷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TV(IPTV)는 경쟁자가 없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는 무산됐다. 케이블TV는 여전히 생존을 걱정 중이다. KT의 1위를 위협할 곳이 없다. ‘가입자=수익’이다. KT는 “가입자 우량화에 따라 IPTV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기본료 및 플랫폼 수익도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KT 실적 위험요소는 투자다. KT는 3분기까지 1조2339억원을 집행했다. ▲가입자망 5821억원 ▲기간망 1829억원 ▲기업통신 3272억원 ▲기타 1417억원을 사용했다. 올해 투자 예정액은 2조5000억원이다. 아직 1조2661억원을 덜 썼다. 투자를 줄여 실적을 방어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한다.
회계처리 기준에 대한 의혹은 숙제다. KT는 지난 2분기까지 경쟁사와 달리 단말기 보험을 매출로 잡았다. 무선 ARPU가 부풀려진 셈이다. 이번 분기부터 제외했지만 예전 숫자를 새 기준에 맞춰 조정치 않았다. 비교가 쉽지 않다. KT는 무선 가입자 숫자 공개도 미래창조과학부 기준으로 변경 고시가 가장 늦었다. 투자자의 편의보다 회사에 유리한 기준을 고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