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코드명 ‘카비레이크’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잘 알려진 것처럼 14나노 핀펫 미세공정(14나노+)을 적용함과 동시에 그동안 추진한 공정전환의 ‘틱(tick)’, 아키텍처 변경의 ‘톡(tock)’을 합친 ‘틱-톡’을 포기한 이후 나오는 첫 제품이다.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으나 시황 자체가 가라앉고 있는데다가 전략적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3일 인텔코리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특히 인텔은 ‘몰입형 인터넷 경험’을 강조했는데 4K(UHD), 가상현실(VR), 다중 영상 스트리밍 재생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사실 인텔이 휩쓸고 있는 PC용 CPU 시장에서 이전보다 얼마나 더 성능이 좋아졌는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시장에서 원하는 기능을 충실히 지원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부분이다. UHD, VR, 게임 등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장 큰 특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 GT2) 성능 강화에 있다. 하드웨어 차원에서의 비디오코덱 지원 강화와 함께 지원하는 해상도를 높여 UHD 콘텐츠 감상에 최적화됐고 VR는 물론 CPU와의 협력을 통해 전력소비량은 이전보다 크게 줄였다. UHD 영상을 크롬 브라우저로 유튜브를 통해 감상했을 때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5.8와트(W), 카비레이크는 0.8W로 나타났다. 인터넷이 아닌 PC에 저장된 파일을 재생하는 경우 6세대 코어 프로세서 10.2W, 카비레이크 0.5W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이번 제품은 후방산업 생태계,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끼치는 영향을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U 및 Y시리즈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LPDDR4를 지원하지 않는다. D램이 DDR3에서 DDR4로 전환되고 있고 주요 업체의 스마트폰, 태블릿이 작년 하반기부터 LPDDR4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 신형 메모리를 통해 전력소비량을 줄여 배터리 사용시간을 더 늘릴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PC보다는 스마트 기기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는 낸드플래시에서도 마찬가지다.
한편 이번 새로운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는 인텔 코어 m3 프로세서, 인텔 코어 i3, 인텔 코어 i5 및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가 포함된다.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채용한 OEM 업체의 제품은 9월 초부터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 보다 다양한 7세대 인텔 코어 기반 모바일 시스템이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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