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16년 상반기 IT서비스시장은 업체별 사업 조정이 보다 심화돼 주목받았다. 그룹사 간 역할 조정에 따른 사업 이관 및 업체 간 인수합병 등 시장 구도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IT서비스업계 자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 조정이라기보다 그룹사 논리가 우선한 자의반 타의반 성격의 사업 조정이라는 점에서 국내 IT서비스가 가지는 태생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가장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삼성SDS의 물류 BPO 사업 분할 발표였다.
◆삼성SDS, 물류 사업 분할 충격=삼성SDS는 글로벌 시장환경 변화와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물류 BPO 사업을 분할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공공 및 금융 대외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삼성SDS는 이번에는 주력 성장사업으로 육성해오던 물류 BPO를 분할 검토한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삼성SDS는 그룹 내 시장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달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대외시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으로 그 일환으로 물류BPO를 육성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IT서비스 기업 이미지로는 대외영업 및 인재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분할을 통해 물류 전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신속한 사업확대로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 물류 BPO 사업 분할 검토의 이유다.
한편, IT서비스 부문은 그룹 내 IT혁신을 선도하여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제조IT, 애널리틱스, 모바일 금융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솔루션 사업을 통해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해온 물류 BPO 사업을 갑작스럽게 분할하는데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IT서비스 기업 이미지가 물류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처음 삼성SDS가 물류 사업을 추진하면서 강조한 것이 바로 IT서비스업체로서의 전문성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SDS는 그동안 삼성그룹 계열사의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컨설팅 및 IT 역량을 바탕으로 물류BPO 대외 시장 진출을 꾀해 왔다. 이처럼 물류 IT업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을 키워오던 삼성SDS가 이제와서 IT서비스기업 이미지가 물류 BPO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견 IT서비스업계 저수익 사업 정리=중견 IT서비스 업계에선 저수익 사업에 대한 조정이 본격화됐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모바일 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을 중단했다.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와 협력해 이마트 알뜰폰(MNO, MVNO) 상품판매에 나섰던 신세계아이앤씨는 저마진/무경쟁력 사업에 대한 영업을 지난 3월 31일자로 종료했다.
동부는 동부팜한농 지분 100%를 4245억원에 LG화학에 넘기면서 계열사 정리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5년 11월 11일 LG화학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주권의 인도 및 잔금 지급이 지난 4월 15일 완료, 거래가 종료됐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삼성SDS로부터 인수한 금융IT기업 누리솔루션의 본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누리솔루션은 종로구 삼일빌딩 대우정보시스템 본사로 인력 이전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금융 IT시장 개척을 위한 협력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클라우드로 헤쳐 모여”=새로운 수익 사업 발굴을 위한 체질 개선도 본격화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는 ‘데이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2020년에 2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SK(주)C&C는 올 초 ICT R&D 센터를 설립해 기술 중심 회사로 변화시키고 데이터 서비스 기업으로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ICT 융합 서비스 브랜드인 ‘클라우드 제트(Cloud Z)’, ‘에이아이브릴(Aibril)’ 등을 연이어 론칭했다.
SK(주)C&C는 고객의 디지털 가치 혁신을 이끌 핵심 사업영역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스마트 팩토리 등을 제시했다. 고객들이 SK(주)C&C의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올리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산업별 ICT 융합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KT DS는 클라우드, 그 중에서도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PaaS)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오픈소스 기반의 PaaS인 ‘데브팩(devpack)’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오픈소스 전환 시장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사업 발굴도 나서고 있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엘클라우드(L Cloud)’를 론칭하는 등 업체별 클라우드 전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경우 자체 데이터센터 활용 전략이 제한적인 만큼 클라우드 중개 서비스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부, NDS, 코오롱베니트, 동양네트웍스, 웅진 등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클라우드 중개서비스(CSB)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IT서비스업계 중 선도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나선 LG CNS를 비롯해 대형 및 중견 IT서비스업체 대부분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 모양새다. 직접 사업, 혹은 간접 사업을 통해 클라우드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그룹사 대상 서비스는 물론 외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공공 SW사업, 대기업 첫 진출=첫 공공 SW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도 상반기 본격화됐다.
이번 사업은 디지털 미디어 클러스터인 상암동 DMC 단지 내에 착공된 에스플렉스센터 내에 설치될 클라우드 서비스 실현을 위한 미래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으로 대기업의 공공SW시장 참여 제한 조치 이후 처음으로 예외적용이 허용된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서울시는 오는 7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12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및 전산실 이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 C&C 등 빅3를 비롯 KT DS, 현대오토에버, LG엔시스 등 IT서비스업체들이 대거 사업을 타진하고 잇어 주목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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