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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C2016] 알파고가 더 똑똑해진 비결? GPU 산실 엔비디아 가보니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월 1000만개 이상 안정적으로 출하되려면 매우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엔비디아는 자체 연구시설을 통해 칩의 불량을 사전에 차단하고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리콘 FA 일렉트로닉스랩 하워드 막스 디렉터는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엔비디아는 지금은 중앙처리장치(CPU)처럼 GPU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냈을 정도로 그래픽 기술에 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 이런 자부심의 근거에는 애플도 갖추지 못한 첨단 반도체 칩 검증, 테스트랩이 자리 잡고 있다. CPU와 달리 GPU는 부동소수점 계산을 위한 수많은 코어가 내장되어 있고 그만큼 트랜지스터 수가 많다. 가장 최신 제품인 ‘GTX 타이탄X(GM200)’은 90억개의 트랜지스터에 2668개의 코어가 내장되어 있으며 다이 크기만 하더라도 600㎟에 달한다.

엔비디아 GPU는 지난달 열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 바둑 9단과의 대결에서도 176개가 쓰였다. 알파고가 수를 둘 때 최상의 착점을 찾아내는 정책망과 승률이 높은 착점을 찾는 가치망이라는 ‘딥러닝’ 기술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잡한 수학적 계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는 팹리스 기업으로 위탁생산(파운드리)는 삼성전자, TSMC 등에 맡긴다. 연구개발(R&D) 여력을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계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과정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검증할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GPU 불량을 사전에 차단하고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막스 디렉터는 “전자현미경(SEM), 3D 엑스레이, 화학물질 검증 등 이곳에 마련된 장비 가격만 200만달러가 넘는다”며 “불량을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매 분기마다 70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팹리스 업체가 가운데 4위에 올라있다. 1위부터 3위 업체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고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는 점을 제외하면 가장 돋보인 성과를 보인 업체는 엔비디아와 하이실리콘(6위) 정도에 불과했다. GPU라는 우물을 오랫동안 파왔고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여기에는 6개월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주효했는데 반도체 에뮬레이션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GPU를 설계하고 칩을 제조하기 이전에 디자인에 문제가 없는지,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 문제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시높시스, 멘토그래픽스와 함께 3대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인 케이던스가 공급한 에뮬레이션 장비 ‘팔라듐’이 랩을 따라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작년 12월 선보인 ‘팔라듐 Z1’도 공급되어 있으며 장비 한대에 모듈을 다 채워넣으면 92억개 트랜지스터 게이트를 검증할 수 있다.

엔비디아 에뮬레이션랩 나렌드라 콘다 디렉터는 “이곳의 에뮬레이션 랩 규모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디자인된 GPU는 실제 PC와 서버에 연결해 최소 8개월간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한다”며 “반도체 에뮬레이션을 통해 버그나 나타나면 곧바로 수정하고 설계에 반영할 수 있어 제품출시 주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본사 맞은편에 신사옥을 건설중이다. 5만제곱미터 규모의 신사옥은 2500명의 직원이 근무할 수 있으며 AI와 자율주행차 시대에 발맞춰 대규모 R&D가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에 완공되며 실제 건물의 내부 모습과 태양의 위치에 따른 내부 조도 등을 모두 GPU를 통해 시뮬레이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산타클라라(미국)=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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