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3D 적층 방식 그래픽 D램 시장을 사실상 선점했다. AMD에 이어 엔비디아에도 관련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AMD와 엔비디아는 PC 및 서버용 외장 G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실리콘관통전극(TSV, 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적용한 3D D램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Bandwidth Memory)를 공급키로 했다. 엔비디아는 2016년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GPU ‘파스칼(Pascal)’에 SK하이닉스의 HBM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산호세에서 열린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14를 통해 차세대 GPU 파스칼에 초고속, 저전력, 고용량 특성을 갖춘 3D D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HBM 메모리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29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D램 다이(Die) 4개를 TSV 기술로 적층, 칩당 8Gb의 용량을 구현했다. 이 제품은 1.2볼트(V) 동작 전압에서 1Gbps 처리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128GB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초당 28GB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현행 최고속 그래픽메모리인 GDDR5 대비 4배 이상 빠른 것이다. 전력 소비량 역시 40% 가량 적다.
SK하이닉스는 올 연말 HBM의 양산을 시작해 AMD에 공급한다. AMD는 내년 출시하는 신형 그래픽카드에 SK하이닉스의 HBM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엔비디아에도 해당 제품을 공급하면 프리미엄 그래픽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보다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TSV 기술을 활용하는 적층 방식 3D D램(HBM)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표준화를 진행 중이어서 경쟁사도 뛰어들 것으로 본다”라며 “그러나 현재 엔지니어링샘플(ES)을 고객사에 공급한 곳은 SK하이닉스가 최초이며, 양산도 가장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TSV를 활용한 3D 적층 D램은 HBM 외 하이브리드메모리큐브(HMC) 방식도 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다. HMC는 마이크론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HMC는 컨트롤러 기능을 하는 로직 다이를 함께 내장하고 있는 형태다. 그러나 독자 컨트롤러 기술을 보유한 AMD, 엔비디아는 순수하게 D램 만을 적층한 HBM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호세(미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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