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장’ 중심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년 서초시대를 마감하고 수원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LG전자는 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올려 권한을 강화했다. 양사는 직급 개편 등 조직문화도 현장 위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경기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조직문화 혁신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 8년여의 서울 서초사옥 시대를 정리했다. 경영지원 조직 대부분이 수원디지털시티로 이동했다. 연구개발(R&D) 및 디자인 조직은 작년 말 서울 우면동 R&D캠퍼스로 재배치했다. 현장과 소통이 우선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기도 하다.
아울러 인사체계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직급 단계 축소가 핵심이다. 5단계 직급을 4단계 직급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사원 선임 책임 수석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기술부문에선 이미 4단계 직급을 시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1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과 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사장)을 등기이사에 선임하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올렸다.
LG전자 대표이사는 기존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번에 뽑힌 2명이 각각 대표이사 역할을 하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개편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대표이사 각자가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이다.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자율권이 보장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서열보다 역할에 무게를 둔 조직문화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직급보다 역할을 우선한 직급 개편을 추진 중이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연차에 따른 호칭보다 팀원 팀장 파트장 담당 등 역할을 강조한다.
양사가 조직과 근무환경에 변화를 꾀하는 것은 비용절감과 효율성 그리고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근무지를 동일하게 가져가면 현장과 지원조직의 괴리를 줄일 수 있다. 직급 축소는 비용절감과 권한 확대로 이어진다. 아무래도 단계가 줄어든 만큼 자율적 업무 추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