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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책상이 필요한 이유…라이엇게임즈 美 본사 탐방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www.riotgames.com)가 베일에 싸인 신사옥 캠퍼스를 11일(현지시각) 한국 미디어에 처음 공개했다.

라이엇게임즈 사옥은 ‘LoL 2015 올스타전’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북미 LoL 정규 리그(NA LCS) 스튜디오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라이엇게임즈 신사옥(goo.gl/maps/AM8Qa5F3Fzt)은 36만평방피트(약 1만100여평) 부지에 단층 또는 복층 형태로 여러 건물이 들어서 있다.

개발자들이 근무하는 사옥부터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유명한 사내 PC방, 또 20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사내 식당, 고풍스러운 느낌의 빌지워터 카페 등 업계 최고 수준의 근무환경이 갖춰져 있다.

라이엇게임즈 본사 입구
라이엇게임즈 본사 입구

대형 조형물이 반기는 신사옥 입구 = 방문자가 신사옥 입구에 서면 김정기 화백의 대형 그림을 처음 볼 수 있다. 본사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이 그림을 뒤로 하고 사옥 입구로 들어가면 할리우드 출신의 라이엇게임즈 직원 스티브 웽이 직접 제작한 대형 조형물이 방문자를 반긴다.

LoL의 챔피언 애니를 본뜬 이 조형물은 실제 돌과 나무를 이용해 만들고 표면을 세라믹코팅 처리해 실재감이 상당한 편이다.

조형물 주위 벽면엔 팬들이 직접 제작한 팬아트 작품이 걸려있다. 그 외에도 ‘플레이어 서포트’ 부서의 사례를 담은 사진이 한쪽 벽면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플레이어 서포트는 말 그대로 LoL 이용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뜻한다.

"팬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하는 부서"라는 게 본사 투어 담당자의 설명이다. 환불 요청부터 결혼식 지원 등 다양한 도움을 주는 부서로 LoL팬들의 결혼 등 큰 건은 별도로 존재하는 ‘레전더리 플레이어 서포트’ 팀이 담당한다.

벽면에 걸린 LoL 팬아트 작품들
벽면에 걸린 LoL 팬아트 작품들

◆소규모 회의실만 200개 ‘이용자 소통 최우선’ = LoL 신사옥 개발공간은 사진촬영이 금지됐다. 특이한 것은 아침 근무시간에도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탄력적 근무시간제 운영과 200개에 달하는 소규모 회의실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에선 이용자들의 의견과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3명 규모의 소규모 회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아침 시간에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는 이용자와의 소통을 최우선시하는 라이엇게임즈의 회사 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다.

전 세계 LoL 이용자들의 현황을 볼 수 있는 관제실(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센터)도 미디어에 공개됐다. 사내에서도 가장 내밀한 곳이다. 물론 사진촬영은 금지다.

여기에선 LoL 이용자들이 어떻게 게임을 즐기는지 각종 그래프와 수치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 접속 시부터 접속 종료 때까지 이용자들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LoL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알 수 곳이 본사 관제실이기도 하다. 최근엔 이 관제실을 아일랜드 더블린 지역에도 마련, 비상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바퀴달린 책상·파티션 없는 사무실 = 라이엇게임즈 직원들의 모든 책상엔 바퀴가 달려있다. 책상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책상만 굴려서 새로운 팀에 곧바로 합류한다. 이용자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팀을 새롭게 구성하거나 소속이 수시로 바뀌는 일이 흔한 까닭이다.

또한 사무 구역을 구분하는 파티션도 없다. 바퀴달린 책상을 갖춘 이유와 같다. 새롭게 팀을 꾸리는 경우가 많아 파티션 자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보다 전문화된 영역인 음악부서는 예외다. LoL의 음악, 뮤직비디오 등을 담당하는 이 부서엔 20명의 직원과 함께 4명의 작곡가들이 몸담고 있다. 이들은 방음 처리된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공원에 온 듯한 캠퍼스 부지…그 유명한 사내 PC방 가보니 = 캠퍼스 내 야외부지로 나오면 근교의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가벼운 달리기를 위한 1/8마일의 흙길을 갖춰놓았으며 비가 드문 남가주 지역 특성을 반영해 건조한 환경에도 강한 식물들로 조경을 꾸며놓았다.

특이하게도 라이엇게임즈엔 매 조련사가 근무하고 있다. 야외 부지의 쥐를 잡는 용도로 훈련을 시켰다. 직원들은 휘파람을 불면 조련사의 팔에 매가 내려앉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개발자들이 근무하는 사옥에서 나와 야외 부지를 가로질러 갈 수 있는 PC방은 브랜든 벡 대표는 물론 사내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국내 대형 PC방의 내부 환경을 떠올리면 된다. 여기에서 직원들은 LoL뿐 아니라 타사 게임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PC방 한편엔 ‘라이엇게임즈 럼블’ 공간이 있다. 직원들 간 LoL 대회를 벌이는 장소다. 우승 시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사내 PC방과 럼블 공간은 모든 이용자들과 같은 체험을 하기 위해 마련된 장소다.

PC방 옆 사무공간은 미국드라마 ‘24’의 세트장으로 활용된 바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24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눈에 익은 주인공 잭 바우어의 2층 사무실도 볼 수 있다. 사무공간과 붙어있어 사진촬영은 금지됐다.

라이엇게임즈 사내 식당은 단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20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서부에서 가장 큰 사내 식당이라고 한다. 그레이브즈 버거 등 게임 내 요소를 활용해 만든 요리를 수시로 선보이는 것이 이 식당의 특징이다.

LoL 속 해적들의 항구도시, 빌지워터의 이름을 따온 사내 카페는 3000여개의 유리병이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실제 와인을 저장했던 대형 술통을 의자 형태로 꾸며놓아 아늑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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