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애플이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515억달러, 순이익 1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결과다. 아이폰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간 4804만대가 팔렸다. 이전처럼 중화권 판매 호조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이패드는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내려갔다.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98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며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아이패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신제품에 대한 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14년 1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2603만대다. 2013년 10월에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 1세대와 미니 2세대가 판매를 견인했다. 반면 2015년 1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2141만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 시기에 아이패드 에어 2세대와 미니 3세대가 출시됐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아이패드의 부진은 태블릿 시장의 한계를 보여준다. 바로 긴 교체주기다. 2011년 3월에 출시된 아이패드2가 아직도 최신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지원을 받으며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3년이 넘는 교체주기탓에 성장시장에서 구매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몇 년전부터 태블릿 시장에 널리 확산된 중국산 화이트박스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패드의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할 수 있다.
상황 타개를 위해 애플이 선택한 카드는 ‘대화면’과 ‘생산성’이다. 오는 11월 출시될 아이패드 프로는 12.9인치 대화면 태블릿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대화면을 채택해 PC의 경험을 상당부분 대체하는 것에 초점을 잡았다. 키보드와 펜슬 등의 액세서리를 통해 콘텐츠 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성이 확보될 경우 B2B 시장 진출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란 의도도 깔렸다.
이와 더불어 아이패드 에어의 추이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앞서 언급한대로 매해 10월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신제품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패드 미니 4세대만 발표됐다. 아이패드 에어 3세대는 아이패드 프로 탓에 출시가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에어 3세대가 내년 1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밖으로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를 단종시킬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10인치 아이패드의 자리를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대체할 수 있어서다. 일부 외신들은 태블릿에 대한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패드 에어 신제품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가트너는 올해 태블릿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1억9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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