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0일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에 나섰다.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범람을 이루는 가운데 오프라인 점포에서 지문이라는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결제 방법이 대중화 될 수 있을 지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르게 됐다.
최근 간편결제 방식의 진화와 더불어 생체인식 기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결제대행(PG)사는 물론 카드, 은행권에 까지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한 본인인증 적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금융권에 소개됐던 생체인식 기술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범적으로 적용되는데 그쳐왔다. 하지만 최근 공인인증서 기반의 본인인증 체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인증기술이 모색되고 있고 그 중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이 생체인증이다.
업계에서는 생체인증 기술이 금융거래서비스 전반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뱅킹 등 금융 서비스 이용에서부터 온라인 쇼핑에 이르기까지 주로 사용되는 채널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고, 가장 강력하면서도 간편하게 본인을 인증하는 기술로 생체인식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문인증 빠르게 확산”=현재 표면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생체인증 기술은 ‘지문’이다. 생체인증 기술을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곳은 애플, 삼성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인데 이들은 자사 단말기에 생체인증 활용이 가능한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미 애플이 지문인식기술을 활용한 ‘애플페이’를 선보였으며 지난 20일에는 삼성전자가 지문을 통해 본인인증을 하는 ‘삼성페이’를 론칭했다.
지문인식은 국내의 경우 무인자동화기기를 통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과 공항 출입국 무인 자동화시스템 등에 이미 적용돼 있어 본인인증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인정받은 바 있다.
또 지문인식은 생체인식 중 가장 오래된 기술로 식별 성능에 대한 신뢰도와 안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보안성이 뛰어나며 시스템 구축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간편결제 업체들도 우선 지문인식을 본인인증 기술로 주로 택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생체 인증 솔루션 중 지문인증 방식을 연내 중으로 시럽 페이, 11번가 등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며 KG이니시스도 삼성SDS의 생체인증 솔루션을 도입해 지문 인식을 통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금융사 주목받은 정맥인식=지문인식을 중심으로 한 본인인증 기술이 PG사와 단말제조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권의 경우 지문인식 외에도 다른 생체인증 기술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금융사들의 경우 가급적 다양한 금융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특정 생체인증 기술 하나로 본인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손가락이 없거나 업무 특성, 혹은 개인적인 특징 때문에 지문 활용이 어려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이 우선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정맥인식’이다. 정맥인식은 높은 보안성과 불변성, 그리고 손가락, 혹은 손목의 내부 정맥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결제원이 생체인증 기술을 테스트 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성했을 때도 정맥인식이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가장 현실적인 생체인증 기술로도 각광받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미츠이스미토모, 교토, 미즈호, 스루가, 야마가타 은행 등 다수 은행들이 정맥인증을 금융자동화기기에 적용하고 있으며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과 폴란드의 ‘Bank BPH’ 등 유럽 등지에서도 채택이 본격화되고 있다.
<표>생체인증 기술 별 특징과 주요 현황
인증수단 | 현황 | 기술 특징 | 도입사례 | 도입비용 (주요 업체 추산) | 인식 정밀도 (주요 업체 제출자료 기준) | 주요업체 | |
지문 | -대중적인 생체인증 기술 -간편결제 업체들 채택 활발 | -식별 성능 신뢰도가 안정됨 -보안성이 뛰어나고 시스템 구축 가격이 저렴 | -삼성페이 -애플페이 -시럽(SK플래닛) -KPAY(KG이니시스) | -인터넷뱅킹서비스: 5억원~8억원 | 타인수락률 | 0.0001%~0.62% | -디젠트 -유니온 커뮤니티 -슈프리마 -시큐센 -크루셜텍 |
획득실패율 | 0.001% | ||||||
인식속도 | 0.0005초-0.4초 | ||||||
정맥 | -일본, 유럽 등 금융사 채택 활발
| -손가락, 손등, 손바닥 등 정맥 취득 다양 -비접촉식으로 사용자 거부감 적어
| -미츠이스미토모은행 -교토은행 -미즈호은행(이상 일본) -지라트은행(터키) | -ATM 적용: 1000대 기준 7억원~15억원 | 타인수락률 | 0.0001%~0.00008% | -코리센 -테크스피어 -한국후지쯔 -LG히다찌 |
획득실패율 | 0.01%~1.32% | ||||||
인식속도 | 0.5초~1초 | ||||||
홍채 | -혁신적 생체인증 기술로 각광 -기업은행 등 은행권 검토 가시화 | -비접촉으로 일상생활에 흔적이 남지 않음
| -스위스 UBS은행 -카타르 QAB -시티은행 데이터센터 출입통제 | -인터넷 뱅킹: 11억원~18억원 | 타인수락률 | 0.0001%~0.000002% | -아이리스아이디 -아이리시스 -아이리텍 -이리언스 |
획득실패율 | 0.005% | ||||||
인식속도 | 0.1초~0.06초 | ||||||
얼굴 | -행정자치부 등 기준 정보 비교 가능 -고객 소유 디바이스 활용 가능 | -위변조 곤란 -비접촉식 센서 사용 | -중국 알리바바 결제 -프랑스 헬로뱅크 -미국 찰스슈어브 뱅크 | -센서의 경우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PC기반의 경우) | 타인수락률 | 0.01%~0.008% | -네오시큐 -블루닉스 -토마토파트너 -파이브지티 -퍼스텍 |
획득실패율 | N/A | ||||||
인식속도 | 0.002초~0.07초 | ||||||
음성 | -편의성이 높음 -별도 센서 도입 불필요 | -비접촉방식 -타 생체인증과 투채널 융합 용이 | -미국 US뱅크 -캐나다 TD뱅크
| -인터넷 뱅킹: 기존 폰뱅킹 시스템 활용 가능 | 타인수락률 | 0.076%~2.00% | -뉘앙스 -파워보이스 |
획득실패율 | 0.1%~3% | ||||||
인식속도 | 0.3초~1초 |
홍채인증은 비접촉식 생체인증 기술로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고 홍채 자체의 변형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홍채인증은 금융사의 ATM은 물론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지문인식의 경우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센서가 탑재돼야 하지만 홍채인식은 사실상 모든 스마트폰, 피쳐폰이 탑재하고 있는 카메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채인증은 이미 카타르 국립은행(QNB), 스위스 UBS 은행 보안토큰 적용 등 사례도 확보하고 있다.
◆마윈의 얼굴인식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하노버 전자통신박람회 개막식에서 자사 결제수단인 ‘알리페이’에 얼굴인식을 결합한 ‘스마일투페이’를 직접 시연하면서 주목받았다.
얼굴인식 기술은 홍채인식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등 개인소유의 디바이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본인 얼굴로 인증을 하는 만큼 대리 인증 등 부정 인증의 소지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의 경우 행정자치부가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증에 포함된 얼굴 정보라는 기준 정보가 있는 만큼 얼굴인식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한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LG CNS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의 본인인증 수단으로 얼굴인식 기술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명령 인식에서 고유 음성 인식으로 = 음성인식 기술은 보통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해 이를 기반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술이지만 최근에는 개개인이 가진 성문(聲紋)을 분석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사용자 본인 고유의 음성 특징을 추출해 화자를 구분하는데 이는 지문인식이나 얼굴인식과 같은 생체정보 기술과 유사하다. 특히 인증에 요구되는 인프라로 마이크만 있으면 됨으로 휴대폰에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마이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US뱅크와 캐나다 탠저린 은행(Tangerline Bank)를 비롯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연말 생체인증에 대한 표준 기술규격을 채택할 계획이다. 표준 기술규격이 마련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이 규격에 부합하는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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