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당연한 결과”…주총 표 대결까지 갈등 지속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대결 1차전 승자는 삼성물산이 됐다. 법원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엘리엇은 양사 합병을 반대하는 구심점이다. 엘리엇은 소송 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제기해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이제 16일 남았다.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는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 또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합병비율은 법령에 따라 산정된 합병가액에 근거한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3대 주주다. 지분율은 7.12%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을 문제 삼았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자산가치가 저평가 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6월10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오는 17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 대한 소집 통지와 주총에서 합병 승인 결의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지난 6월11일에는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것을 금지하는 것과 이 자사주를 기반으로 KCC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병합해 심리했다. 지난 6월19일 첫 심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엘리엇이 자기 측에 유리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영회계법인의 자료를 허락 없이 재가공한 점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은 삼성 측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삼성물산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합병이 정당하고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연한 결과”라며 “원활하게 합병을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한편 소송 결과는 삼성물산이 웃었지만 엘리엇도 큰 손해는 없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이미 엘리엇은 소송전에서 여론전으로 전술을 바꿨다. 엘리엇은 주총을 막는 것이 쉽지 않아지자 주총 안건에 자신의 요구를 올렸다. 이익배당으로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중간배당도 실시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 표 대결이다. 2호 의안과 3호 의안이 그것이다. 결국 반대 이유는 이익 극대화라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배당을 무기로 편을 늘리려는 전술이다. 삼성물산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았다. 엘리엇은 이 중 한 번만 승기를 가져오면 된다.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신장섭 교수는 “엘리엇은 중남미나 GM구조조정 사례 등을 보면 특정 사안을 볼모로 잡아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제 알박기 펀드”라며 “대중의 이익으로 포장하고 대중의 감성에 부합하는 일부를 부각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에 한국경제가 흔들려선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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