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단독조사 제재 매우 유감”…영업정지 시기, 추후 결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날벼락을 맞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 유통법 위반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과징금 235억원에 영업정지 1주일을 처분했다. 회사 관계자와 관련 유통점도 과태료를 부과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후 첫 단독 조사에 중징계가 내려짐에 따라 향후 통신사 경쟁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월16일~20일, 편법 지원금 발단=26일 방통위는 제12차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 및 관련 유통점의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SK텔레콤에 대해 단말기 유통법 ▲제4조 제4항 및 5항 공시지원금 초과 ▲제9조 제3항 이용자 차별 ▲제13조 제2항 조사방해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 ▲과징금 235억원 ▲영업정지 7일 ▲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ICT)기술원장과 직원 각각 과태료 500만원 ▲31개 유통점 각각 150만원 과태료 ▲조사현장 접근거부 3개 유통점, 조사자료 삭제 1개 대리점, 조사방해 전산프로그램 운영한 1개 대리점 및 대표자는 각각 500만원 과태료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번 건은 지난 1월16일부터 20일까지 있었던 편법 지원금 논란이 발단이 됐다. 방통위가 통신사에 경고를 했지만 SK텔레콤만 19일까지 위법 내용을 시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 1월21일부터 2월11일까지 SK텔레콤의 1월 영업을 두고 단독 조사를 벌였다.
◆방통위, 조사방해 심각성 고려=박노익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31개 유통점을 조사한 결과 공시 지원금보다 평균 22만8000원을 초과 지급했다”라며 “조사현장 접근 거부, 자료 삭제 지시, 조사방행 전산프로그램 운영 등 6건의 조사방해도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을 대리해 의견진술에 나선 법무법인 광장 김용섭 변호사는 “실태조사 기간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순증이 있었지만 경쟁사와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년 12월과 올 1월초 하루 번호이동 2만4000건을 넘고 경쟁사 번호이동이 특별하게 많았는데도 사무국은 시장 안정화로 보고 단독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또 ▲단독 조사 대상 선정 가혹 ▲표본추출 적정성 ▲시정조치 관련 법리적 측면 등을 들어 영업정지는 가혹하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김재홍 상임위원은 “이런 유사한 조사방해 행위가 만연되면 큰일”이라며 “새로운 사태이기 때문에 어렵지만 엄정하고 단호하게 일벌백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T, 제재 형평성 이의제기=고삼석 상임위원은 “통신사의 후진적 경쟁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아이폰 대란과 비교해 심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지만 시장을 안정화해야 하는 SK텔레콤이 위반했다는 점에서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영업정지 시기는 탄력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윤곽은 오는 30일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정하고 최종 결정은 별도 전체회의에서 하기로 했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SK텔레콤만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감안하면 탄력적으로 시행시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SK텔레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시장 안정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발동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성준 위원장은 “가급적 늦지 않게 하고 탄력적으로 하는 것이 SK텔레콤이 약속을 지키고 위법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발목을 잡는 수단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행 시기는 따로 논해서 결정하겠다”라고 정리했다.
◆1개사 영업정지, 시장 안정화 핵심 규제 부상=한편 방통위 제재에 대한 평가는 과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경쟁사 역시 영업정지까지 나온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명했다. 향후 불법이 발생할 경우 1개 통신사 단독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것이 주된 제재 방법이 될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정부 조치 관련 조사 기간의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독조사에 의한 제재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다만 이번 심결을 계기로 SK텔레콤은 시장 안정화 및 단말기 유통법 안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시장 상황 고려 없는 처분”이라며 “영업정지 처분과 법의 주요 목적인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반발했다. 경쟁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처분이 나왔다”라며 “앞으로 전략 운영이 쉽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방통위가 기업을 통제한다는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모니터링과 상황반 운영을 통해 실시간으로 체크를 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2시간 이내 정상화가 목표다. 이번 판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4일에 걸쳐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아서”라며 정책 방향에서 이번 결정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을 시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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