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오픈 하드웨어(HW)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자사의 서비스에 맞는 맞춤형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에 애플이 동참한데 이어 IBM도 1년 전 결성한 오픈파워 재단에서 10여종의 상용 제품을 출시하면서 향후 관련 업계의 판도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OCP는 지난 2011년 10월 페이스북에 의해 설립된 이후, HP와 인텔, 시스코 등과 같은 IT인프라 장비 업체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과 같은 금융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애플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개방형 HW에 대한 열기는 높아지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 스스로가 오픈 HW에 대한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11일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오픈 컴퓨트 프로제트 서밋’에서 페이스북은 OCP를 통해 지난 3년 간 20억달러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디자인된 OCP 모델의 경우 한해에 8만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OCP에 동참하고 있는 전세계 1위 서버 업체인 HP는 자사가 판매하는 기존 제품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같이 대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직접 HW 부품을 구입하고,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SW)를 구동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대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팍스콘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HP는 기업들이 보다 쉽게 개방형 HW를 도입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라인(Cloudline)’이라는 새로운 서버 제품군을 출시했다.
전세계 2위 서버 업체인 IBM 역시 이러한 추세에 동참했다. 1년 전 IBM은 자사의 유닉스 서버에 주로 사용되던 파워프로세서를 공개, 오픈파워 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재단 회원사들과 함께 파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10여종을 상용 제품을 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오픈파워 재단에는 구글과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현재 22개 국가에 걸쳐 110 이상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IBM 측에 따르면 최신 파워8프로세서는 타사 칩 대비 50% 낮은 가격 경쟁력과 초기 설계 단계부터 빅데이터와 분석 작업 용량을 고려해 개발됐다는 설명이다. 위스트론의 경우 엔비디아, 멜라녹스와 함께 오픈파워 기반 고성능 컴퓨팅(HPC) 제품을 발표했으며, OCP, 오픈스택을 조합한 오픈 서버 스펙과 머더보드 실물모형까지 출시했다. 이밖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서버 플랫폼과 오픈파워 자문 그룹도 결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업체들까지 개방형 HW 기반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일반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센터에 맞는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특히 페이스북이나 구글, 애플 등 대규모 서비스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맞는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IT업체 입장에서는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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