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약 2000억원 규모로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메인프레임 주전산시스템의 유닉스 다운사이징 사업이 내홍에 휩싸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이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19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은행의 대규모 주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에 금감원이 특별검사를 진행하는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특히 그동안 금융권 대형 사업이 추진됨에 있어서 간혹 있어왔던 내부 정치 갈등이 이처럼 표면화된 것도 처음인 만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은행은 오랜 고민 끝에 현재 운영 중인 주전산기인 IBM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을 하는 내용의 주전산시스템 전환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지난 7일에는 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 대회의실에서 제안 요청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는 주전산시스템 전환 프로젝트 실행의 근거로 만들어진 자료가 왜곡됐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감사위원회에 보고했다. 19일 국민은행 이사회는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정 감사가 이를 다시 금감원에 보고하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이에 KB금융 측은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 상임감사위원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며 “유닉스시스템으로의 변경은 IT 운영 효율화 차원의 전략적 경영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한국IBM과의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통합 제공받는 형태) 계약이 오는 2015년 6월까지이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 시간이 다소 촉박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프로젝트 기간을 약 13개월로 잡고 있다. 따라서 늦어도 내년 5월까지는 시스템 안정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금감원의 감사 돌입 및 국민은행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순조로운 사업 진행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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