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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자 KT,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건물 60% 증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KT의 토지가 23%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석채 전 회장이 부임했던 해인 2009년말 합병KT의 토지 자산은 802만6769㎡(242만8097평)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 재임기간 년만에 KT가 보유한 토지는 619만8374㎡(187만5008평)로 23% 감소했다. 공시지가로도 5조5051억원에서 4조1924억원으로, 1조3127억원이 증발했다.

건물 자산 역시 크게 감소했다. 2009년말 KT는 총 면적 899만9468㎡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361만8705㎡로 무려 60%나 줄었다.

부동산 매각은 돈 되는 서울에 집중됐다. KTF와 합병 이후 2009년말 KT가 서울에 보유한 토지는 66만1086㎡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34만6205㎡로 반토막이 났다. 그동안 KT는 수년에 걸쳐 노량진, 용산, 목동, 고덕, 반포 등 주요 국사를 매각해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KT가 지난 이 전 회장 시절 매각한 39개 부동산의 전체 매각대금은 총 9824억원. 목동 정보전산센터는 232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동안 이석채 전 회장은 구 시가지를 중심으로 전화국사를 매각, 발생하는 자금으로 비통신 분야에 투자에 지속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실적 부진을 부동산 매각으로 만회하려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구시가지로 볼 수 없는 목동 정보전산센터가 매각될 당시 직원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특히, 이 전 회장이 연임을 앞둔 2011년에 매각된 부동산은 총 20개로 매각가는 4703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각대금의 절반 가량이 이 해에 집중됐다. 이석채 전 회장은 201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결국 과도한 부동산 매각은 탈이 나고 말았다. KT가 매각한 부동산이 감정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이석채 전 회장은 참여연대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각종 의혹이 곁들여지면서 결국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이석채 전 회장은 당시 부동산 매각논란에 대해 “부동산 매각 자금으로 KT스카이라이프 등 각종 M&A를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유일하게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유선통신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 전 회장이 그만둔 이후 부실한 정보관리 체계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자회사 대출사기 등이 잇달아 터지며 올해 초 부임한 황창규 회장이 곤욕을 치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던 2009년 3만원대였던 KT 주가는 이 회장이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2010년 초에는 5만원대를 돌파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KT 주가는 단 한번도 5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에는 2만7000원선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현재 주가도 3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청산을 대표적인 숙제로 꼽고 있다.

지난달 26일 KT 새노조 및 시민단체들은 "황창규 회장에게 빠른 시간 안에 온갖 비리 경영이 가능했던 이석채 체제를 청산하고 KT를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혁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창규 회장도 지난달 21일 주주총회서 이석채 전 회장이 유지하던 고배당 정책을 폐지하는 한편, 자회사 통폐합 등 사업에 대한 전면 재조정 계획을 시사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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