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국내 IT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미국의 문화와 비즈니스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선 24/7 고객센터, 매뉴얼 등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에릭 권(Eric Kwon) 이노브젝트(Innobject) 대표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코트라 IT지원센터에서 국내 보안업체 대표들과 만나 미국 시장 공략 방안을 공유했다. 이노브젝트는 해외 법인 위탁 운영 전문업체로 국내 고객사로는 소만사 미국 법인이 있다.
권 대표는 “미국은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국가로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한 상황에서 진입하는 것이 옳다”며 “가령 미국은 한국보다 문맹률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사용자를 위해선 매뉴얼 등을 보다 알기 쉽게 만들어 제공해야 비즈니스가 성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제품들의 다양한 기능들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제품에는 설치의 다양성을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옵션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옵션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고, 이는 반품, 환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객이 제품을 반품 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기업에게 돌아온다. 운송에 들인 비용과 시간 등이 손해로 남게 되며 기업의 이미지도 낮아지게 된다.
권 대표는 “모 가구 전문업체(이케아)처럼 혼자서도 조립하고 설정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24/7 고객센터 등을 운영하면 기업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반품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델, 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고객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 대응에 충실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란 것을 알고 있다.
끝으로 권 대표는 미국 지사장을 맡을 사람은 오직 본사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기반을 닦고 영업을 하기 위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그 기업을 꾸려온 대표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 지사장은 회사를 운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영업, 고객사 관리, 인사 관리 등의 업무를 직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바닥에서부터 올라와 회사를 성장시킨 그 기업의 대표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본사 대표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국내 보안업체 대표들도 권 대표의 주장에 동의를 나타냈다.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손쉬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적극 동감한다”며 “특히 최고경영자가 해당 국가에 자주 방문해 고객의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고객들이 대표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요청을 많이 한다. 이는 그 기업의 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어느정도 기반을 닦기 전까지는 대표가 현지에 머물며 신뢰관계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미국 보안 시장은 최근 5년간 연간 11%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시장 규모는 270억 달러로 집계됐다. 모바일, 클라우드 보안 이슈가 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 국가정보국(NSA) 스캔들로 데이터보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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