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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에 흡수된 삼성전자 카메라 사업…‘한계인가 기회인가’

- 스마트 카메라 성패에 따라 희비 엇갈릴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11일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실시했다. 소비자가전(CE)부문,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 디지털솔루션(DS)부문은 그대로 유지된다.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지만 아주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선사업부에 흡수된 디지털이미징사업부다.

표면적으로는 두 사업부 사이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업체에 오른 무선사업부의 브랜드, 판매망, 소프트웨어 역량과 제조경쟁력을 카메라사업에 이식하고 ▲무선사업부는 이미징사업부의 축적된 광학기술을 스마트폰 차별화 역량으로 접목할 수 있어 통합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카메라 단일 품목으로는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현실론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핵심부품 역량, 예컨대 CMOS 이미지센서(CIS), 이미지 프로세서, 렌즈 등의 경쟁력이 선두업체를 따라잡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제품에 접목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은 2년 연속 역성장이 확실시 된다.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카메라 출하량은 8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9000만대보다 약 1000만대 가량 줄어든 것이다.

카메라 시장의 부진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체 출하량의 50%를 차지하는 콤팩트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밀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국내에서도 2011년 대비 2012년 콤팩트 카메라 판매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2012년 대비 2013년 출하량이 43%나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무리하게 카메라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무선사업부의 역량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NX’를 와이파이 전용이 아닌 롱텀에볼루션(LTE) 버전만 선보이겠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여기에 IM부문 신종균 대표가 직접 사업을 관장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한명섭 사업부장은 팀장에 임명됐다. 갤럭시 카메라 발표에서도 그랬지만 한 부사장은 승진한 이후에도 신 대표에 가려지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스마트폰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잠식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저가 모델에 한해서이고 하이엔드 카메라의 경우 반대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올해 5월 바닥을 찍은 이후 조금씩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성능 하이엔드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안정화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LTE와 안드로이드를 더한 스마트 카메라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생산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스마트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정된 시장이라 언제 어떻게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오히려 성능에 집중하고 스마트 기능을 더한 하이엔드 카메라에 역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내년 삼성전자 카메라 사업은 중요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풀프레임 CIS를 통한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LTE와 안드로이드, 혹은 타이젠 등의 플랫폼을 적절히 융합한다면 성능과 사용자 편의성을 모두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렌즈나 액세서리 등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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