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는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기기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거나 정보기술(IT)와 패션의 융합 미래를 보여줬다거나 하는 평가와 무엇을 해야할 지 알 수 없다거나 값만 비싼 함량 미달 제품이라거나 극과 극의 반응이다. 이런 괴리는 왜 생긴 것일까. 갤럭시기어를 한 달여간 사용해보니 이 평가는 모두 맞는 얘기다. IT기기를 구매하는 이유는 2개의 목적에서다. 보다 편한 삶을 누리려는 것과 남 보다 앞선 기술을 활용해보려는 것. 갤럭시기어는 이 기대치가 어땠는지에 따라 만족도가 갈린다.
갤럭시기어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기기는 아니다. 스마트폰과 연동이 필수다. 블루투스로 연결한다. 전화를 걸고 받거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수 있다.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으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마이크로USB 단자를 통해 충전을 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라운드’ ‘갤럭시노트3’과 ‘갤럭시S4’와 연동시킬 수 있다. 연내 ‘갤럭시노트2’ 및 ‘갤럭시S3’을 지원할 예정이다. 가격은 30만원대 초반에 형성돼있다.
갤럭시기어를 스마트폰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앱을 설치하는 방식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다. 갤럭시기어 충전 어댑터를 스마트폰 뒷면에 접촉하면 앱이 설치된다. 앱이 깔리면 양 기기의 블루투스를 활성화 해 기기를 검색한 뒤 연동시키면 사용 준비는 끝난다.
스마트폰에 ▲전화 ▲문자메시지 ▲메일 ▲카카오톡 챗온 등 모바일 메신저 등이 오면 갤럭시기어도 함께 전달된다. 통화는 스피커폰이다. 화면(1.63인치)이 작아 전화를 걸 수 있는 숫자 키패드는 있지만 문자 입력을 할 수 있는 문자 키패드는 없다. 문자 입력은 음성(S보이스)로 해야 한다.
스트랩에 내장한 카메라는 190만화소다. 동영상은 최대 15초 녹화할 수 있다. 자체 저장할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은 각각 50장과 15개다. 저장 공간이 다 차면 과거부터 차례로 삭제된다. 스마트폰으로 자동 전송 옵션을 선택하면 저장 공간 제한은 큰 의미는 없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IP55 등급 방진방습 기능을 갖췄다. 갤럭시기어를 찬 채로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정도는 괜찮지만 물에 담그는 것은 위험하다.
시계 관점에서 보면 갤럭시기어는 상당히 매력적 기기다. 전자시계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문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문자메시지 확인을 위해 일일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 편하다. 간단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점도 유용하다. 스마트폰이 어디 있는지 매번 찾을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을 내장했다. 이 기능이 아니더라도 일정 거리(10m 안팎)가 떨어지면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져 스마트폰의 위치를 환기시켜준다.
갤럭시기어는 스마트폰의 음악 재생을 제어할 수 있는 리모콘 역할도 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하루를 조금 넘길 수 있는 수준이다. 어차피 시계는 집에 들어가면 풀어놓는다. 풀어서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충전기에 꽂아두는 것으로 바뀐 것뿐이다. 휴대폰을 매일 또는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 충전기에 연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도 2년 남짓이다. 주변에 스마트시계를 사용한다는 자랑거리도 될 수 있다.
스마트 관점에서 보면 갤럭시기어는 상당히 부족한 기기다.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고 음성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방법은 매우 민망하다. 다른 이들이 있는데서 자연스럽게 하기 쉽지 않다. 음성인식 수준도 여전히 미흡하다. 전화도 문자도 온 것을 보기만 할 수 있을 뿐 답을 하기 편치 않다.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야 한다.
스마트폰의 음악 플레이어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이는 기본 플레이어를 사용할 때 만이다. 마켓에서 내려 받은 앱은 동작시킬 수 없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말 그대로 촬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가 없다. 그동안 올라간 눈높이를 감안하면 조악한 품질이다. 주변인들은 처음에는 흥미를 느끼지만 그들도 구매를 하겠다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다.
기자에게 갤럭시기어는 매우 만족스러운 시계였다. 손목시계를 꾸준히 차온 터였다. 이런 저런 기능도 있는 시계니 나쁠 것이 없다. 디자인도 정장이나 캐주얼이나 크게 튀지 않았다. 스마트 기기로서는 아쉬운 제품이다. 그러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애플이 만들어도 이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부품 발전이 없으면 화면이 커지기 어렵고 화면이 커질 수 없으면 음성인식을 쓸 수밖에 없다. 독립적 스마트폰으로 역할을 하기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스마트보다 패션을 내세우는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갤럭시기어는 시계 그 이상을 원하는 이에게 적합하다. 30만원대는 일반적 패션시계 가격대다. 갤럭시기어와 연동되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거나 그런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반면 스마트한 무엇인가를 원하는 이는 구매 전 체험을 권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의 수준과 갤럭시기어가 일치한다면 모르겠지만 막연한 기대로 구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시계를 평상시 착용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책상 서랍 속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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