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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만 크면 다냐? 1등급 없으면서 왜 큰소리?” 삼성-LG 에어컨 ‘기싸움’

- 용량은 LG전자, 에너지소비효율은 삼성전자가 우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에너지소비효율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20마력 시스템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로 붙어보자”(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 경쟁이 치열하다. 양사는 지난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에서도 하루 사이에 에너지소비효율 1, 2위가 수차례 바뀌며 날선 전쟁을 펼친바 있다.
 
당시 처음으로 최고 에너지소비효율을 기록한 업체는 LG전자. ‘2013년형 멀티브이슈퍼4’로 에너지소비효율 5.68을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에너지소비효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삼성전자도 즉각 반격에 나서 에너지소비효율 5.74의 ‘시스템에어컨 DVM S’를 발표했고 이 소식을 들은 LG전자가 에너지소비효율을 5.92로 높였다. 그리고 이튿날 삼성전자가 에너지소비효율이 5.99인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모든 것이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은 제품 용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시스템에어컨의 용량은 마력(HP)로 표기한다. 용량이 클수록 더 넓은 공간에 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
 
양사는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에서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여전히 날선 경쟁을 이어나갔다. 공교롭게도 부스가 바로 옆에 붙어있어 각 업체 관계자 사이에서의 미묘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시스템에어컨 10마력 모델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에 앞섰다. 에너지소비효율을 6.8까지 끌어올려 6.5에 그친 LG전자는 0.3 차이로 누른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10마력 시스템에어컨에서 LG전자보다 우수한 에너지소비효율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곧바로 발끈했다. 용량이 작은 10마력 제품에서 에너지소비효율을 높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스템에어컨은 용량이 커지면 에너지소비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저쪽(삼성전자)은 20마력 모델에서 1등급 제품이 하나도 없다”며 “가스히트펌프(GHP)와 칠러도 우리는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경쟁사는 일본 아이신, 미국 트레인이 없으면 제품 출시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주장을 평가절하했다. “에너지소비효율이 더 좋은 10마력 제품을 두 대 쓰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더 낫다”며 “LG전자 20마력 시스템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은 5를 겨우 넘겼을 뿐이며 우리는 관련 제품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만드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후 LG전자 관계자는 “작은 커피숍이라도 최소 20마력은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고객에게 더 비싸게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입하라는 말”이라며 “10마력 두 대보다 20마력 한 대가 더 저렴하고 공간효율성도 유리한데 저렇게 주장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에 매달리는 이유는 조달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조달청은 2011년 7월부터 시스템에어컨을 대상으로 입찰심사 때 탄소배출량을 평가항목으로 반영하고 있다. 성능과 동일한 30% 비중을 할당받고 있다.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을수록 가산점을 받는다는 뜻.
 
한편 전체 냉난방공조시장은 2조원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시스템에어컨을 포함한 상업용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에 달한다. 전 세계 시스템에어컨 시장은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한 자릿수 정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 10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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