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전시회 ‘2013 인터내셔널 CES’가 12일(현지시각)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CES에선 중국 업체들의 커진 존재감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쓰러질 것 같았던 일본 업체들도 건재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추격, 일본의 반격=중국의 TCL, 하이센스, 하이얼, 콩카, 창홍 등은 올해 CES에서 65인치형 이상의 울트라HD( UHD) TV를 일제히 선보였다. 이들은 한국 및 일본 업체와 동일한 속도, 동일한 기술의 신형 TV를 공개하며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와 동일한 110인치형의 UHD TV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본 업체들은 건재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56인치 화면 크기에 4K 해상도(3840×2160)를 지원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양사는 이 제품을 공개하며 OLED TV 부문에선 세계 최대 크기와 해상도를 구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프는 산화물반도체(IGZO 인듐[In], 갈륨[Ga], 아연[Zn], 산소[O]) 기판 기술로 구현한 85인치 8K(이른바 더블 UHD)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제품을 선보여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을 얻어냈다. 일본 업체들이 선보인 OLED 및 8K TV는아직 출시 기약이 없는 시제품이긴 하나 ‘고화질 및 대형화 기술’ 측면에선 한국 업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일종의 선전 포고를 한 것이서 주목된다. 현재 삼성과 LG는 OLED에선 풀HD까지, LCD에선 UHD의 해상도의 제품만 개발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번 CES에서 UHD TV와 화면이 오목하게 휘어진 55인치 커브드 OLED TV를 동시에 공개하며 이슈몰이를 했다.
커브드 TV는 시청자의 눈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각 거리를 동일하게 해 화면왜곡 및 ‘외곽부 인지도 감소 현상’을 최소화시킨다.
중국의 추격, 일본의 반격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장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사장은 “내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중국)업체들이 상당히 무서운데, 그래서 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석호 LG전자 전무는 “일본 업체들이 최근에는 굉장히 어려워지긴 했지만 원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은 “TV 업계에서 우리 경쟁상대는 없다”라며 “나온다면 (서비스나 모바일 등) 이종 산업쪽이 될 것인데, 이를 대비해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 경쟁력을 높인 스마트TV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바일이 전시 한 축을 담당=올해 전시의 또 다른 축은 모바일이 담당했다. PC와 TV 등 소비자가전 제품이 과거 CES의 주된 전시 품목이었다는 점에서 변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올해 전시에선 소니(엑스페리아Z)와 화웨이(어센드D2), ZTE(그랜드S), 레노버(아이디어폰 K900)가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퀄컴과 엔비디아, 삼성전자는 각각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선보였다. 퀄컴은 기존 스냅드래곤 S4 프로보다 최대 75% 성능을 높이고 3G와 LTE, 와이파이 등 통신 기능을 통합한 스냅드래곤 800/600 시리즈를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ARM 코어텍스 A15 기반 쿼드코어를 장착한 ‘테그라4’를 선보였다. 테그라4는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을 72개 내장해 3D 그래픽 성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ARM의 빅.리틀 구조를 채택,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실현한 8코어 AP ‘엑시노스 5 옥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차세대 모바일 디스플레이도 화제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한 삼성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시제품을, LG디스플레이는 접을 수 있는 e북용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풀HD 5.5인치 및 7인치 WU(1920X1200) 고해상도 제품을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개막 전 기조연설에 나선 폴 제이콥스 퀄컴 CEO는 “매일 전 세계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보다 많은 수의 스마트폰이 개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남성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도 “현재 60억개 이상의 모바일 기기가 사용되고 있고 작년 한해에만 해도 약 5억개의 스마트폰이 판매됐다”며 모바일 시대가 본격 도래했음을 알렸다.
CES를 주최한 전미가전협회(CEA)는 올해 CES는 3250개의 업체가 참여해 2만개의 신제품을 선보였고 15만명의 방문객이 전시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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