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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위기론 왜?②] 애플, 제2의 삼성? 제2의 모토?…1억대 벽 ‘시험대’

- SCM 전문가 팀 쿡 CEO, 정책 변화 주목…SCM 실패 업체, 모두 추락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은 위기인가. 승승장구하던 주가는 한 풀 꺾였다. 시장은 애플을 위기로 보고 있다. 애플 위기에 대한 분석은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에 대한 우려의 반영이다. 새 경영진 아래 나온 신제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다. <디지털데일리>는 애플의 현재 문제와 극복 가능성을 3회에 걸쳐 분석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혁신 없는 시대 애플이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공급망관리(SCM)다. 휴대폰 업계에서 SCM의 중요성은 지난 2006년 모토로라(현 모토로라모빌리티)의 추락이 상징적 사례다. 휴대폰은 대부분 1차 소비자가 통신사다. 상대적으로 제조사 자체 SCM 능력은 다른 업종에 비해 취약하다. 모토로라는 2006년 연간 판매량 2억대를 돌파하는 등 정점에 올라섰지만 전 세계 SCM을 통제하는데 실패했다. 통신사별 재고가 10만대만 있어도 전 세계 3000만대 이상이 재고다. 웬만한 업체 연간 판매량에 육박하는 수치다.

모토로라 몰락은 휴대폰 업계에 ‘1억대의 벽’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연간 판매량 1억대 이상을 기록하려면 전 세계 대중 시장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만큼 적기 제품 공급 적기 제품 판매 적기 재고 조정 등이 요구된다. 모토로라 이후 소니에릭슨(현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LG전자 등이 이 벽을 넘지 못했다. 지금은 세계 1위로 올라선 삼성전자도 위기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 수장을 개발자 출신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SCM 전문가 최지성 현 삼성 미래전략실장으로 교체했다. 결과는 현재의 삼성전자다.

애플 역시 1억대 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떠나기 전 후계자로 팀 쿡을 세운 것은 이를 염두한 포석이다. 연간 1억대 이상 안정적인 휴대폰 판매회사로 변모하기 위해 애플의 SCM 강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팀 쿡은 개발자가 아닌 SCM 분야 출신이다.

그러나 현재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쿡 CEO는 지난 9월 스마트폰 ‘아이폰5’ 공개와 함께 연내 전 세계 100개국 240개 통신사 출시를 약속했다. 이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은 낮다. 아이폰5는 현재 출시국가에서도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본격 생산 3개월째에야 2주로 대기시간을 당기는데 그쳤다. 제조업의 기본인 ‘타임 투 마켓’ 즉 적기 시장 공급 원칙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팔고 싶은데 팔지 못하고 사고 싶은데 사지 못하면 소비자는 경쟁사로 떠난다. 미국이냐 유럽이냐 한국이냐 우선순위도 잘 계획해야 한다. 유럽이 모자라면 미국 물량을 돌릴지 새로 생산할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한 쪽에서는 물건이 부족하고 한 쪽에서는 안 팔리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애플은 공장 없는 휴대폰 사업으로 수익성을 극대화 했다. 연간 1종의 신제품. 이 신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다. 1억대 이상 휴대폰 판매 업체 중 이런 사업 모델은 없다. 자체 생산망을 만들거나 제품군을 늘리는 선택의 기로다. 시기와 방법이 문제다.

애플이 SCM 강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기 처방은 생산 공장 다변화다. 폭스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방식은 제품별 생산처 변화 가능성이 높다. 신제품은 폭스콘이 기존 제품은 새 주문자생산방식(OEM)업체에 맡기는 형태 또는 제품별 OEM업체를 두는 형태 등이 예상된다. 장기 처방은 매물로 나온 공장을 인수하거나 자체 공장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두 방법 모두 제품군 확대는 불가피하다.

한편 애플이 이런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지와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모토로라 소니MC LG전자 등은 물론 1위에서 떨어지고 있는 노키아까지 변화를 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SCM 강화뿐 아니라 제품 경쟁력 확보, 신사업육성 등 여러 방안을 모색했지만 실패했다. 삼성전자만 버텼다. 버티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1위가 됐다. 애플이 모토로라 소니MC LG전자 노키아의 뒤를 따를지 삼성전자의 뒤를 따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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