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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IT혁신②] 기업들이 원하는 IT혁신은 이뤄지고 있는가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기획/딜라이트닷넷 창간 3주년]

더 빨라지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 더 절실해진 기업의 ‘IT혁신’

 

세상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놀라운 질주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마침내 아시아 가수중엔 처음으로 ‘강남스타일’은 영국 음악차트 10월 첫째주 UK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이제 관심사는 미국 빌보드 챠트 정상이다. 언론들이 ‘쾌거’, ‘제패’ 등과 같이 올림픽에서나 나오는 오글거리는 애국주의적 멘트만 뺀다면 더 좋겠지만 아무튼 이번 사건(?)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컨텐츠의 우수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남스타일’은 어떻게 불과 2개월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성큼 올라설 수 있었을까.세상이 주목하는 것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현지화’ 전략을 취하지 않은 점이 꼽힌다. 물론 싸이가 미국의 유명한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조회수 3억건을 돌파가 말해주듯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스타일로 빠르고 강력하게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사건은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선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도식적인 개념에 집착했던 것은 아닌가하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꿈꾸는 IT 혁신도 어쩌면 이러한 것일지도 모른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 그것을 ‘혁신’으로 정의하지만 문제는 이미 그 사고 방식 자체가 너무 고루하다는 것이다.


◆기업 IT혁신의 핵심은?…결국 'IT 인프라'수준의 경쟁력 = 전문가들이‘강남스타일’의 돌풍을 분석하는 데 있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고 ‘접근방식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활발하게 유통시킨다고 해서 모두가 빌보드 챠트 상위권을 넘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 돌풍의 핵심은 역시 본질 가치(콘텐츠)의 우수한 경쟁력에서 나온 것이다.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핵심에 얼마나 접근해 있는냐, 그것이 경쟁력이다. 

 

요즘 모든 기업들의 IT전략은 ‘스마트(Smart)’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금융, 통신, 유통, 공공, 서비스, 의료 뿐만 아니라 제조, 국방 분야에 이르기까지 ‘스마트’는 기업 IT혁신의 화두가 되고 있다.


실제로도 과거에 비해 기업들은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MEAP)을 통해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와는 분명히 다른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각 산업분야에서 모바일과 다양한 IC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워크’(Smart Work)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지금까지 진행된 적지않은 ‘스마트’ 프로젝트들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실패했다. 기업들이 '스마트'의 개념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화는 단순히 모바일 기반의 업무 프로스세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으로 정의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러 형태로 진행된 '스마트' 프로젝트가 실패한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IT기술의 격차에서 발생되는 기술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스마트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IT인프라 자체의 부실함, 또한 산업의 성격에 따라서는 과도한 보안 규제 등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마트 전략’의 부실이다. 남들이 모바일 기반의 영업지원시스템을 활용하기 시작하니까 따라하고, 경쟁사가 소셜 비즈니스에 나서니까 곧 추격하는 양상이 업종을 불문하고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2위 전략은 과거의 매스 마케팅 시대에서나 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업들은 IT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소셜분석, 모바일 등 핵심 주제들에 비교적 대응을 적절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 

한 은행 IT담당자의 푸념이다. “모바일을 통한 업무혁신을 꿈꾸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실제로 모바일 환경에서 적용될 수 있는 업무는 의외로 많지 않다.”


최첨단 스마트폰이 넘쳐나고 LTE폰 사용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모바일을 통해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여전히 문자메시지를 통한 전통적 CRM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시대, 전략의 부재…IT혁신의 실패 = 지난 2010년, 국내의 한 대형 시중은행은 비교적 일찌감치 소셜뱅킹(Social Banking)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은행의 관련업무 담당자는 “그것으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 창출이 기대했던것만큼 크게 늘어났다고 볼수는 없다”고 말했다.

 

SNS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미쳐 고객이 못따라오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어떤 경우는 생각지도 못한 요구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은행은 SNS에 기본적인 금융정보서비스외에 이와 연계된 여행, 쇼핑 등 다양한 부가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소셜 뱅킹서비스’는 이제 웬만한 은행이라면 대부분 제공하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다. 추가적인 차별화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이러한 ‘차별화 전략’도 결국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의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수익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상화에서 대규모의 차별화 프로젝트는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마침 국내 경기 불황의 여파로, 올해 하반기 금융권에서 계획됐던 e뱅킹 프로젝트들이 연기 또는 축소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 여파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계획했던  스마트뱅킹 고도화 사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예로, 금융권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를 들 수 있다. 스마트 브랜치는 스마트시대에 걸맞는 신개념의 금융 점포이고, 또 최첨단 ICT 기술의 경연장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익성 측면에서만 놓고보면 재고를 해봐야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금융권 내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적절한 스마트 브랜치 모델은 구축비용이 저

렴하면서도 기존 오프라인 점포보다 수익성이 높아야하고, 고객과의 스킨십도 놓치지 않아야하는 많은 요구조건들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건 분명히 쉽지않은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객들은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가 기존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스마트한 환경으로 전환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이러한 요구에 언제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기업이 IT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바로 이런데서 출발한다.

 

앞서 국내 금융권의 경우, 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회사들이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의 IT예산을 투입해 지난 5~6년간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IT환경을 고객중심적인, 사용자 친화적인, 상품개발의 신속성과 통합프페임워크의 적용으로 관리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고객의 눈높이는 그 보다 한발 더 앞서가고 있다.

 

IT혁신은 결국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중장기 로드맵이 최적화되지 않은 상황에선 무의미하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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