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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통신요금 자료 공개”…원가보상률 논란 확대되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동통신 요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정보를 공개하라고 결정함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통신요금 인하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참여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통신요금 원가산정 자료공개 행정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자료는 ‘요금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이동통신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요금산정 근거 자료’, ‘이용 약관의 신고·인가와 관련된 적정성 심의 평가 자료’ 등이다. 다만, 재판부는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가운데 개별유형자산, 취득가액, 감가상각비 등 세부항목은 영업상 비밀로 판단, 비공개가 타당한 것으로 보았다.

특히, 법원의 공개 명령 자료 중 투자보수 산정자료는 원가보상률을 산정하는 기본값으로 통신요금이 적정한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여서 공개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5월 요금 원가와 요금 산정 관련 자료, 요금 인하 논의와 관련한 최근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방통위에 요구했지만 원가보상률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에 대해 비공개 통지를 받자 소송을 냈다.  

원가보상률이란, 요금을 통해 거둬들인 총수익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입된 총괄원가를 비교한 수치다. 산정방식은 원가보상률(%)=(영업수익)/(총괄원가)*100%다. 일반적으로 원가보상률이 100%을 넘어설 경우 요금이 적정이윤을 포함한 원가보다 높다는 뜻이고 그 이하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자가 오래전에 이뤄졌던 2G의 경우 원가보상률이 1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이통사들이 2G에서 원가에 비해 높은 수준의 요금을 받고 있다는 뜻이 된다. 참여연대가 원가보상률의 근거인 투자보수 산정자료를 요청함에 따라 이 자료가 공개될 경우 새로운 원사보상률이 제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와 방통위 등은 투자보수율, 원가보상률 등 단순 수치로만 요금수준을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가보상률은 정부가 공기업과 독점적 위치에 있는 전기, 가스 등 네트워크 사업자의 원가를 산출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지표다. 통신시장에서는 과거 유선사업자인 KT의 원가를 산출하기 위해 활용됐다. 독점적 유선사업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만든 지표를 민간 사업자인 이통사에게 적용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원가보상률 논란과 관련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투자보수율 및 원가보상율 규제’ 보고서를 통해 감가상각이 이뤄졌다고 무조건 요금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투자가 한창 진행중인 LTE의 경우 3G 대비 훨씬 높은 요금을 받아야 하지만 국민정서상 허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KISDI는 “원가보상률이 100%를 상회한다는 사실만으로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것은 대체 서비스 투자회수기간을 길게 할 수 있다”며 “사업자의 투자여력을 감소시켜 신규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즉, 이동통신 요금은 투자보수율이나 원가보상률을 근거로 1년 단위로 요금을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원가보상률이 100% 미만이었던 태동기와 성장기에서의 손실을 만회하도록 원가보상률을 100% 이상으로 만드는 요금을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게 KISDI 판단이다.

법원 결정에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방통위 역시 투자보수 지표가 사업자간 접속료 산정이나 보편적 서비스 분담 용도로 만든 만큼, 요금산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원가보상률 논란이 있을 때에도 방통위는 “원가보상률 반영은 정량적으로 보기 보다는 정성적 부분으로 봐야 한다”며 “원가보상률 자체만 갖고 요금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며 기간을 길게 보고 요금적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통사 관계자도 “90년 중반만 해도 LG유플러스(옛 LG텔레콤)는 원가보상률이 100% 미만이었다”며 “그렇다면 그 기간에 대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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