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비씨(BC)카드와 한국IBM간 맺은 대규모의 전산도입 계약이 파기되면서 끝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됐다.
특히 이 소송은 단순히 비싸카드와 한국IBM, 계약 당사자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넓게는 비씨카드의 대주주인 KT, 그리고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LG CNS에게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는 사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씨카드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실패의 책임을 누가져야 하는지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그 파장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27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지난해 8월31일, 테스트 과정에서 승인시스템의 지속적인 오류가 발생하자 결국 지난 1년6개월 동안 진행해왔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전격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당시까지 비씨카드의 차세대시스템에는 IBM의 메인프레임이 주전산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그러나 비씨카드측이 차세대시스템 개발 포기를 선언한 이후, 지난 2009년 하반기 한국IBM측과 맺었던 수백억원대 규모의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계약을 파기하는 과정에서 양사의 갈등이 크게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비씨카드는 IBM 메인프레임 서버를 비롯해 향후 6년간 IBM의 전산장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상 향후 도입하기로 했던 IBM으로부터의 전산장비 도입 계획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상 장비를 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IBM은 OIO계약은 마땅히 준수돼야 하고 만약 계약을 파기할 경우 그에 따른 페널티(계약위반에 따른 배상)를 비씨카드측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계약과 OIO계약는 별개의 사안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이같은 갈등의 근저에는 IBM 특유의 전산장비 판매방식인 'OIO 계약 방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IT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BM의 OIO 방식은 물건을 판매하는 데 있어 일종의 '기간 할부'가 적용되고, 여기에 IBM 제품을 많이 살수록 물건값을 더 깍아주는 '추가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IBM 장비를 도입해 차세대시스템 처럼 막대한 전산장비를 도입하는 금융회사들은 초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 OIO계약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OIO계약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회사는 결국 구매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비씨카드가 한국IBM과 체결한 OIO계약중 잔여 계약기간만을 파기했는지 아예 모든 계약 내용을 파기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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