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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x86에 약한 한국IBM…시장을 반전시킬 키워드는?

[인터뷰] 조경훈 한국IBM STG(시스템&테크놀로지 그룹) 총괄 부사장

[인터뷰] 조경훈 한국IBM STG(시스템&테크놀로지 그룹) 총괄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내년에는 스토리지와 x86 서버(시스템 x) 등 상대적으로 약한 사업을 본격 공략할 방침입니다. 특정 산업군에 우선 순위를 갖고 선택적인 시장 공략 전략을 세울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한국IBM STG(시스템&테크놀로지 그룹) 총괄 조경훈 부사장<사진>은 12일 기자와 만나 “최근 하드웨어 사업을 살펴보면, 서버보다는 스토리지, 유닉스 서버보다는 x86 서버가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물론 성장 속도가 빠른 영역에서는 경쟁사들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통합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 유닉스 시장 점유율은 다른 국가보다 크다”며 “그러나 파워시스템(유닉스) 자체를 잘한다기보다는 이를 통한 고객 신뢰가 형성됨으로써 전체 인프라에서 보다 통합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2년 간 한국IBM 하드웨어 사업을 총괄하는 STG 수장을 맡아 왔다. 특히 한국IBM은 2008년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 1위를 차지한 이후, 그가 합류한 2010년에 IBM 시장 점유율 사상 최고치인 48.7%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단순히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메인프레임부터 유닉스, x86, 스토리지 등 그가 맡고 있는 분야는 경쟁사의 하드웨어 사업군에 비해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유닉스 서버가 기존 메인프레임 고객을 윈백하고, x86 서버가 유닉스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면서 플랫폼 간의 경쟁 양상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x86 서버의 성능이 과거에 비해서 대폭 향상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여겨지면서 IT인프라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IBM 입장에서 봤을 때 x86 서버 100대를 팔아봤자 메인프레임 1대를 팔았을 때의 매출과 맞먹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혀 달갑지 않다.

IBM으로서는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와 같은 고가 서버를 파는 것이 전체 매출 측면에서는 더 이익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고객사 프로젝트를 하면, 한국IBM의 영업사원 3명(메인프레임, 유닉스, x86)이 동시에 들어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에 대해 조 부사장은 “세 플랫폼은 앞으로도 공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냐’의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리고 이를 잘 운영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서 한국 고객들은 여전히 플랫폼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는 지극히 한국적인 특성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영업목표를 갖고 있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맡고 있는 솔루션을 팔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이를 원활히 조정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역할이라고 조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내부 갈등은 크지 않다”며 “각 팀 간의 이견이 생길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들을 조기에 파악하고 빨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각 고객별 전담팀이 꾸려져 있고, 고객의 고려사항에 따라 최적의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출시한 최신 메인프레임 시스템이 유닉스와 윈도, 리눅스 환경까지 통합 관리, 운영할 수 있게 한 것도 바로 현재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메인프레임은 분명 범용성을 갖고 있는 제품이 아니며, 대부분이 금융권 고객인 만큼 이들이 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물론 유닉스나 x86 성능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CPU 속도 등을 비교하면 메인프레임 선택 자체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z엔터프라이즈가 출시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데이터센터 단순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 역시 이러한 메인프레임의 진화에 따라 이를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고 했다.

조 부사장은 “보통 메인프레임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선택하고 나면 그 가치를 알게 된다”며 “최근 z엔터프라이즈의 로엔드 모델인 z114가 발표되면서 비금융권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측면에서 본격적인 태동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초창기 클라우드는 마치 닷컴 때처럼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술 방망이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각 업무 특성에 따라 효용을 볼 수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이 명확해 졌다”며 “내년부터는 이를 위한 인프라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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