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전세계 서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HP와 IBM이 최근 각각 서버 플랫폼 전략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IBM은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HP는 유닉스 서버를 중심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워크로드를 구동시킨다는 전략이다.
앞서 IBM의 경우, 자사의 메인프레임 시스템에서 유닉스와 리눅스 기반 x86 기반 블레이드 서버까지 연결시켜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한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MS 윈도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IBM은 지난해 7월, 최신 메인프레임 시스템인 ‘z엔터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통합 리소스 매니저(z매니저)를 통해 IBM 유닉스와 x86 서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컴퓨팅 환경을 주창한 바 있다.
유닉스 및 x86서버를 탑재한 별도의 블레이드 시스템(zBX)를 ‘z매니저’라는 펌웨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메인프레임 시스템과 연동, 수평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발표 당시 x86 시스템의 경우에는 리눅스 OS까지만 지원했던 것에서 이를 윈도까지 확장시킨 것이다. 윈도 애플리케이션은 오는 12월 16일부터 지원된다,
이를 통해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던 IBM 고객들이 메인프레임 운영체제(z/OS) 뿐만 아니라 리눅스와 유닉스 운영체제(AIX), 윈도에 이르는 다양한 환경까지 통합시킬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단순히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평적으로도 인프라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통합 기능에 따라 메인프레임 고객들은 분산 플랫폼에 비해 총소유비용(TCO)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P 역시 최근 인텔 아이태니엄칩을 탑재하는 자사의 유닉스 서버에 x86 서버용 칩인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통합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오딧세이’ 프로젝트로 명명된 개발 로드맵을 통해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HP-UX와 리눅스, 윈도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HP 유닉스 서버인 슈퍼돔2 엔클로저(시스템 박스)에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블레이드 서버 모듈을 제공한다.
즉, 하나의 박스에서 안정성이 중요한 핵심 업무는 인텔 아이테니엄 기반 셀 블레이드에 HP-UX(HP 유닉스 운영체제)로, MS윈도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 기반 셀 블레이드에서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HP 아태 및 일본지역 비즈니스 크리티컬 시스템(BCS) 사업부 총괄 전인호 부사장은 “고객들은 이전부터 HP-UX 기반 유닉스 서버 환경에서 운영하는 미션 크리티컬(매우 중요한) 플랫폼을 x86 기반 인프라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요구해 왔다”며 “이번 발표에 따라 HP 경쟁사와는 달리 개방적이고 통합적인 단일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IT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HP와 IBM 모두 자사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를 계속해서 고객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한 서버업체 관계자는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는 메임프레임을 IBM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고, HP 유닉스 서버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통합 전략이 얼마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의 성능과 안정성이 지난 몇년 간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HP와 IBM의 전략도 x86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현재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HP의 경우, 현재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유닉스 서버를 둘러싸고 경쟁사인 오라클과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싱글 플랫폼 전략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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