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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계정계∙정보계 시스템 구분 사라질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11-16 11:32:49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기업의 DB는 크게 운영DB(OLTP)과 분석DB(OLAP)으로 나뉩니다. 운영DB은 현재의 거래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용도이며, 분석 DB는 운영 DB로부터 데이터를 이관 받아 각종 통계를 내고 트렌드를 분석하는 데 사용됩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담당하는 시스템을 계정계와 정보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계정계는 창구∙온라인뱅킹∙ATM 등에서 일어난 거래를 처리하고, 정보계는 계정계 데이터를 끌어와서 각종 마케팅 및 전략 수립 이용할 수 있도록 분석합니다.
운영DB와 분석DB로 나누어 관리하는 이유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모든 업무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DB에서 트랜잭션 처리와 분석업무를 모두 할 경우 병목현상이 발생해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대폭 늦어질 것입니다. 만약 ATM에서 돈을 찾았는데, 두 시간 뒤에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처리된다면 엄청난 혼란이 일 것입니다.
이 가운데 운영DB와 분석DB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고 나선 용기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ERP(전사적자원관리)의 대가(大家) SAP입니다.
SAP는 메모리 기반의 DB 어플라이언스인 ‘HANA’라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이 구현된 DB와 서버, 스토리지가 통합된 어플라이언스 시스템으로, 모든 저장공간이 하드디스크가 아닌 메모리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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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HANA는 분석용 DB로 사용돼 왔습니다. 디스크 대신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는 읽는 시간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AP는 HANA를 단순 분석속도를 높여주는 DB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트랜잭션처리와 분석을 하나의 DB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만큼 속도가 빠르다는 주장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분석용 DB는 열(컬럼, column)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지만, HANA는 컬럼 별로 읽을 수도 있고 행(로우, Row) 별로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까지 모두 하나의 DB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SAP측의 설명입니다.
SAP는 2012년까지 자사의 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인 비즈니스원과 클라우드 ERP에 이를 적용한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HANA SP3부터 자사의 분석 플랫폼인 넷위버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 계획 단계에 불과하지만, 만약 SAP의 비전이 현실화 된다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 것입니다. 계정계와 정보계가 통합된다는 것은 업계의 일대 혁명입니다.
이는 더 이상 ETL(추출,변환,적재)이나 CDC(변화데이터캡처), 데이터웨어하우징과 같은 기술들이 필요 없게 됨을 의미합니다. 또 계정계에서 정보계로 데이터를 이전시키기 위한 모든 프로세스도 사라집니다.
하소 플래트너 SAP 창업자는 HANA에 대해 “기업 컴퓨팅 업계의 레볼루션이 될 것”이라고 자평합니다.
과연 SAP가 장담하는 이런 일이 현실화될지 궁금해집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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