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SAP는 더 이상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제 데이터베이스(DB) 회사입니다”
SAP의 공동창업자인 하소 플래트너 경영감독 위원장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 나우 베이징’ 개막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SAP가 DB 시장에서 내세우는 무기는 다름아닌 메모리 기반 데이터베이스 어플라이언스인 ‘HANA(하나)’.
SAP가 자랑하는 HANA의 강점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이다.
플래트너 위원장에 따르면, 우선 중국의 생수업체 농푸스프링의 일부 프로세스에 ‘HANA’를 적용할 결과 1만 배 이상 처리 속도가 빨라졌고, 일본 요도바시는 3일 걸리던 업무를 2초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플래트너 위원장은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단순히 스피드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HANA를 도입하면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IT업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는데 HANA의 등장은 이와 맞먹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HANA는 또 트랜잭션 업무(OLPT)와 분석업무(OLAP)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플래트너 위원장은 강조했다.
오라클을 제외한 대부분의 DB 업체들은 OLPT용 DB와 OLAP용 DB를 분리해 공급한다. OLPT용 DB는 주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역할을 하고, OLAP용 DB는 데이터 읽고 분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각의 제품에서 이에 맞는 기능을 제공한다. SAP가 인수한 사이베이스도 OLPT용으로 ‘ASE’라는 제품이 있고, OLAP용으로는 ‘IQ’라는 제품이 있다.
이에 대해 플래트너 위원장은 “OLPT는 쓰기 중심, OLAP는 읽기 중심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 그런지 뜯어보니 OLTP나 OLAP에서 쓰는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그렇다면 굳이 두 개로 DB를 나눌 필요 없이 하나에서 다 처리할 수 있는 DB를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OLPT와 OLAP를 통합한다는 것은 단순히 DB 2개가 하나로 통합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SAP 설명대로라면, 운용 DB 데이터를 뽑아서 분석 DB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필요 없어진다.
현재는 운영 DB에 쌓인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용 DB에 맞도록 변환한 후, 이를 분석DB에 저장한다. 기업들은 매일 밤 이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때문에 기업에서 분석에 이용하는 데이터는 아무리 최신 데이터라도 어제 데이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영DB와 분석DB가 통합되면 이 같은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신용 카드로 결제하는 동안 고객의 구입 이력 유사 고객의 구입 이력을 분석해 추천 상품을 즉시 제안할 수도 있다.
단순 IT시스템의 통합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는 것이다.
플래티너 회장은 “트랜잭션 프로세싱, 분석 프로세싱, 이벤트 프로세싱, 텍스트 프로세싱, 정형 데이터, 비정형 데이터 등 모든 데이터 관련 처리를 HANA에서 가능하다”면서 “HANA는 SAP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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