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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을 이해하는 키워드 ‘엔지니어드 시스템’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오라클을 ‘DB업체’라고 생각한다. 오라클 DB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이를 통해 많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라클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라인업은 셀 수 없이 많다. DB뿐 아니라 운영체제, 미들웨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솔루션, 개발언어, IT관리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분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이 많은 것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시장의 1,2위를 다투고 있다.

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오라클을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생각한다. IBM이나 HP와 달리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20년 이상 소프트웨어에만 전념해왔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만으로 래리 리슨 회장은 세계 10대 부자에 포함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라클을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업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오라클이 처음 썬을 인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을 차버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벗어났다.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를 인수한 이후 하드웨어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도 대형 유닉스 시스템인 스팍 T4 신제품을 선보였다. 오라클은 하드웨어 업체로서도 과거 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DB업체도,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 업체도 아닌 현재의 오라클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엔지니어드 시스템(Engineered System)’이다.

지난 1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1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 역시 ‘엔지니어드 시스템’이었다.

오라클이 말하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이란 최상의 성능을 갖추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 한 시스템이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애플의 아이폰이 이와 같은 전략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DB 머신인 ‘엑사데이터’, 미들웨어 머신 ‘엑사로직’,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머신 ‘엑사리틱스’, 빅 데이터 머신 ‘빅 데이터 어플라이언스’, ‘오라클 스팍 슈퍼클러스터 T4-4’ 등이 엔지니어드 시스템이라는 전략에서 탄생한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은 성능이 극대화 돼 있다는 점이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생각하는 속도보다 빠르다”거나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분석한다”는 등 성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기술 기반으로 오라클은 병렬처리 아키텍처를 강조한다. ‘모든 곳에 병렬처리(parallel-everywhere)’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병렬처리는 대용량 서버 대신 작은 규모의 서버를 여러 대  병렬적으로 연결한 것을 말한다. 
오라클 엑사데이터나 엑사로직 안에는 다수의 x86 기반 서버가 들어가 있다.

서버만 병렬 연결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베이스와 스토리지 등도 박스 안에 담겨 병렬 연결 돼 있다. 이들끼리는 인피니밴드 네트워크를 통해 초고속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래리 앨리슨 회장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업무의 다운타임을 줄인다. 그는 “DB가 다운되도, 스토리지가 오류나도, 서버가 죽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병렬처리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앞으로 계속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라클이 과연 어떤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선보일 지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어쩌면 내년에는 엑사ERP나 엑사CRM이 등장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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